불임에 효과적인 좌훈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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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첨단 장비나 의술도 정성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불임을 치유하기 위한 좌훈요법 역시 하루 한두 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는 정성과 한약을 통한 자연 치유력의 상승 작용을 통해 예방, 치료할 수 있다.

약김이어야 한다

김이라고 다 같은 김이 아니다. 불임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면 이에 적합한 약재를 넣고 끓인 김이어야 효과가 있다. 쉽게 말해서 먹는 한약을 직접 필요한 부위에 김을 통해 쏘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옛 선조들이 요강 단지에 쑥을 넣고 끓이는 것만으로는 약하다.

쑥에 익모초, 루틴 약재, 포공영, 사상자, 괴화 등 대표적인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이들 약재를 사용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약쑥
쑥은 강력한 살균작용, 몸은 따뜻하게 하는 기운, 혈액순환을 돕는 작용을 한다. 몸이 냉한 여성이나 생리불순, 생리통, 하복부 통증, 하혈에 좋다.

• 루틴
비타민 P 계열의 루틴을 포함한 약재는 혈관벽 강화,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다. 특히 치질의 덩어리인 치핵은 모세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루틴을 끓여 수증기를 쏘이면 쪼글쪼글하게 줄어들면서 없어지거나 딱지가 앉아 떨어지게 된다.

루틴이 많이 든 약재로 귤껍질, 땅콩껍질, 무화과껍질, 메밀대, 뽕나무잎, 인동, 측백나무잎, 포공영, 양파껍질 등이 있다.

• 포공영
민들레를 통째로 말린 것이 포공영이다.
피를 맑게 하고 여성의 자궁질환, 냉대하, 음부가 가려울 때나 대하증, 불임, 손발이 찰 때에도 효능이 있다.

• 익모초
생리통, 자궁의 문제로 생긴 월경병이나 대하증, 불임, 손발이 찰 때에도 효과적이다.

• 사상자·괴화
질염, 요도염 등 음부소양증에는 사상자, 치질과 치루로 고생스러울 때는 괴화가 좋다.

깊이 스며들어야 한다

한의학 이론에 ‘병재상측 치재하’(病在相側治在下)라는 말이 있다.

‘얼굴에 병이 생기면 반드시 아래쪽을 치료하라’는 뜻으로 더 자세히 말하면 생리통에서 생리불순, 여드름, 비만, 불임에 이르기까지 각종 여성질환이 생기면 생리기관을 튼실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방 좌훈요법은 큰 도움이 되는데 특히 치료를 위해서라면 깊이 스며들도록 은근하면서도 지속적인 김을 쏘이는 좌훈요법을 선택해야 한다.

옛 여인들은 거의 매일 ‘뒷물’을 하여 하초의 위생을 관리했다. 전통적인 가옥 구조 때문에 요즘 같은 샤워 시설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대에 간이 샤워 격인 뒷물을 통해 질을 정화시켜주고 각종 잔병을 사전에 예방했던 것이다.

하지만 샤워 시설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뒷물의 관습이 사라지고 오히려 여성질환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를 보완하고 더 나아가서 치료의 개념까지 도입한 것이 바로 한방 좌훈요법이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

냉대하증이나 생리통 등 만성적인 여성질환은 서너 번의 치료만으로도 냉이 사라지고 통증도 사그라든다. 치질은 보통 보름에서 20일 정도면 자가완치되는데, 여기서 치료의 성패는 하루 한두 시간씩 꾸준하게 좌훈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1999년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무작위로 30명을 선정해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좌훈 치료를 5회 이상 받은 환자들은 체중, 체지방, 복부지방률, 피하지방 두께 등에서 10% 내외의 감소량을 보인 반면에 10회 이상 받은 환자는 체지방량 등이 15% 이상씩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검사를 통해 여성의 비만 특히 아랫배 살은 물론 불임까지 치료한다는 결과와 함께 좌훈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하여야만 효과가 크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특히 불임의 경우는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00일 정도가 효과적이고 하루 한두 시간씩은 꼭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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