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다시 300명대…3단계 시행시 경제·증시 마비 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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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320명(서울·경기 202명)으로 발표됐다. 이날 확진자 수 발표 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상황 호전이 없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언급했듯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사실상 거의 모든 경제적・사회적 활동이 멈추게 되어 결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15일 이후 세자릿수로 늘어서 일 300명 수준이던 일일 확진자 수가 24일과 25일 200명대로 떨어지며 주춤해지나 싶었으나 다시 늘어나는 상황에서 '3단계 시행' 카드를 버리긴 어렵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단계 격상 시 서비스업 전반의 운영이 제한되고(중위험 시설 운영 제한),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이 감소한다(필수 인원 제외 전원 재택근무 권고). 필수시설도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한다.

경제활동과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데엔 이견이 없으나, 그 정도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원칙적으로 이동을 제한하지는 않고 재택근무 확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적응 및 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4~5월 유럽·미국 등에서 시행한 셧다운만큼의 경제적 마비를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KB증권은 3단계 격상 시 성장률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 봤는데, 수도권에서 2주간 시행 시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한달간 시행 시엔 0.4%포인트 정도를 떨어뜨릴 거라고 봤다. 다만 이는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 추가지원 대책으로 인한 충격 일부 상쇄 효과까지 반영하진 않은 수치다. 오 연구원은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면 4분기 이후 경기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실익이 있다"고 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세 지속은 과열 부담이 있던 주식시장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나, 3월의 폭락장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3단계 격상시에는 파장이 클 것이라 봤다. 한 연구원은 "3월 중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근본적 배경도 코로나라는 전염병 자체보다는 봉쇄조치에 따른 영구적 경제 손실 가능성에서 기인했다"며 "3단계는 사실상 수도권 지역을 봉쇄하는 것으로, 한국도 3월 미국·유럽처럼 초유의 지역 경제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편 3단계 격상 우려 속 이날 원화가치는 내렸다. 1.5원 떨어진(환율은 오름) 달러당 1186.6원에 출발해 오전 10시 18분 기준 달러당 1188.40이다.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줄어 전반적 약달러인 데다 전일 선박 수주 소식 등으로 원화가치가 오르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지만 오르진 않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3단계 거리두기 가능성 때문에 긴장이 지속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봤다.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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