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수사실패" 말에···추미애 "아직 수사도 안했다" 버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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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속개된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속개된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가 실패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아직 수사도 안했다”고 25일 반박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음성파일에 대해선 “검사장 변호인이 제출한 것”이라며 “(음성 파일은) 한쪽 당사자의 주장일 뿐이다”라고 했다. 이동재 채널A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첫 재판은 내일(26일) 오전에 열린다.

유상범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예결위에서 “추 장관이 지난 4개월 동안 검언유착이라고 수사 지휘까지 했는데, 공소장에 공모 관계조차 적시되지 않았다”며 “수사 실패”라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이 음성 녹취파일의 일부 대목을 공개하자 추 장관이 발끈했다.

유상범 의원 “파일에 없는 내용이 공소장에 임의 추가 됐습니다. 파일엔 없는 한 검사장의 발언이 들어가고, 대화 순서도 뒤죽박죽입니다”
추미애 장관 “저 파일은 검사장 변호인 측에서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한쪽 당사자의 주장인 것이고요”

유상범 “음성 파일이 잘못이라는, (음성파일이) 당사자 주장이라는 말이에요?”

추미애 “그게 진본인지 아닌지 법정에서 원본과 대조해야죠. 당사자 일방이 제출한 것을 신빙하기 어려운 것이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검사장이 2019년 2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하러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검사장이 2019년 2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하러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뉴스1]

유 의원은 “관련 수사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고 추 장관을 거듭 압박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아직 수사도 안했다”며 “제가 (실패 여부를) 예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불을 놨다.

유상범 “수사심의위원회도 불기소 권고를 하고, 녹취록에도 공모를 입증할 근거가 없습니다”

추미애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것이죠!”

유상범 “수사심의위도 그렇고, 수사 검사의 독직 폭행도 벌어졌습니다. 검언유착 수사가 실패했다는 것 인정합니까”

추미애 “이 자리에서 말 드릴 수 없죠. 아직 수사도 안했으니까. 독직폭행도 검사장 주장이고 조사해야할 문제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유 의원이 ‘수사 실패’를 계속 언급하자 추 장관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으면서 언성을 높였다. 추 장관은 유 의원의 질문을 잇따라 끊은 뒤 본인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장관님 일단 질문을 좀 들으시고요. 그리고 나서 답변하셔도…”라고 중재했다.

유상범 “검언유착 수사, 계속 할 겁니까?”

추미애 “수사기관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죠”

유상범 “본인이 직접 지휘ㆍ감독하겠다고 밝힌 사안 아닌가요?”

추미애 “제가 수사 개입을 하겠다는 지시가 아니라, (한 검사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이니, 총장이 손 떼겠다고 한 것 지키라는 것이죠”

질의 막바지 유 의원은 추 장관에게 “그동안 추 장관이 검언유착이라고 했는데, (공소장에) 공모관계조차 적시되지 않았다”며 “이정도면 수사가 잘못된 걸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수사가 안 된 것”이라며 “사실 집요한 법 기술도 있었다. (대검찰청이 추진했다가 중단된) 수사자문단이라든지 검사장 회의라든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느냐”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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