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집값, 정부 탓만이 아닌 투기세력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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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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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집값 급등에 대해 “정부 탓만이 아닌 투기세력 탓”이라고 진단한 데 대해 추 장관의 부동산 신념 형성에 영향을 끼친 포럼 소속 경제학자조차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 책임’ 인정한 좌파경제학자 #“김상조·김현미 부동산 감각 없다”

추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투기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부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돼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걸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꺼낸 ‘금부분리(금융과 부동산 분리)’ 주장도 다시 언급했다.

이같은 추 장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신념은 대구 지역 좌파 경제학자들이 주축이 된 ‘헨리 조지 포럼’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포럼의 좌장인 김윤상 전 경북대 석좌교수는 23일 본지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다 풀고 빚내서 집을 사라고 했기 때문에 ‘기름’이 꽉 차 있었다”며 “정부가 그것을 알면 처음부터 ‘기름’에 ‘불’이 붙지 않도록 해야 했는데,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안 했으니 이번 정부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특히 정권 초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그는 “장 전 실장이 (우리 사회에 대해) 소득 불평등은 크지만 자산 불평등은 크지 않다고 했다”며 “그런 인식을 갖고 있어 부동산 정책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 부동산 정책라인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 대해서도 “감각이 없다”며 “김 실장은 재벌개혁이 전공이고,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을 많이 다뤄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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