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취급으로 일상생활 불가능" 오륙도 익사 사고, 악플러 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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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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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남구 오륙도 앞바다에서 중학생이 익사한 사고와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이 잇따르자 부모들이 고소장을 냈다.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14)군의 친구 부모들은 온라인에 허위 게시물을 올린 20명과 악성 댓글을 단 14명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유포 등의 혐의로 20일 고소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부모들은 A군 죽음에 슬퍼하고 애도하고 있다"며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가해자 취급을 받으며 온갖 비난에 시달리고 있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4일 A군은 오후 3시쯤 오륙도 앞바다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렸다. 이후 한 시간 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발생후 다음날인 5일 온라인에선 "현장에 있던 친구들이 영상을 찍느라 신고가 늦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억울하게 죽은 A씨의 원한을 풀어달라'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A군의) 친구들은 장난인지 알고 영상을 찍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며 "영상을 찍을 시간에 구급대원을 불렀으면 살았다고 한다. 아이들의 처벌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사고 경위와 함께 A군 친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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