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집 가장 많이 샀다…7월 주택 매매량 역대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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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규제로 눌러도 국민은 집을 샀다. 7월 주택 거래량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7월 주택 거래량이 전국 14만1419건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2006년 1월부터 정부가 주택 통계를 작성한 이후 7월 거래량 중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동월(6만7349건)과 비교해도 110% 늘었다. 월 단위로 통틀어 2016년 11월(17만3797건)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거래량이기도 하다. 7월은 부동산 시장 비수기인 것을 고려할 때 이상 현상이다.

국토부 7월 주택 매매거래량 발표 #전국 14만1419건 거래, 지난해 110%↑ #서울 청약시장도 최고 경쟁률 갱신

서울의 주택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7월 2만666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2256건)보다 118% 늘었다. 2006년 12월(3만6339건) 이후 최고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택 유형 중 아파트만 따져봐도 7월 거래량은 10만2628건으로 지난해 동월(4만4391건)보다 131% 늘었다.

거래량 폭발은 정부가 규제의 주타깃으로 하던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있었던 세종은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4.8%나 늘었다. 부산(238.1%), 경기(140.9%), 울산(136.1%), 강북(132.4%) 등 전국적인 흐름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각종 규제책을 퍼부어도 시장은 불안감에 더 요동치고 있는 꼴이다. 오히려 부동산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패닉바잉(공황구매)’가 줄 잇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성동구의 30대 이하 연령층 매매 비중이 53%를 차지하며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청약 통장의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30대들이 그나마 직장·주거 근접할 수 있는 지역의 주택 매매에 앞장서고 있다.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단지 자료사진. [분양 홈페이지 캡처]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단지 자료사진. [분양 홈페이지 캡처]

청약 시장도 과열되고 있다.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수색 13구역 재개발)의 평균 경쟁률이 340.3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6년 10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아크로리버뷰(306.6대 1)의 기록을 깬 것이다. 추첨제 물량이 있었던 전용 102㎡의 경우 4가구 모집에 7907명이 몰려 197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1992만원이었다. 주변 시세는 3.3㎡당 35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서울 청약시장 평균 최저 가점이 51.8점이었다면 지난달은 60.6점까지 올라갔고, 경쟁률도 훨씬 높아졌다”며 “청약시장 과열이 결국 매매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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