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문 닫고, 난방은 문 열고

중앙일보

입력

장마철이 시작됐다.

기상청(http://www.kma.go.kr)은 이번 주 초부터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돼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찬 기운으로 습기 실내서 응축

더운 기운으로 기화시켜 실외로

장마철 건강관리는 한마디로 습도와의 싸움이다. 1년 강수량의 30%가 이 시기에 몰려 평균습도가 80~90%에 달하기 때문이다. 쾌적한 습도는 30% 안팎. 같은 기온이라면 습도가 높을수록 불쾌하다.

온도계 눈금이 1백도를 웃도는 사우나에서 사람이 거뜬히 견딜 수 있는 이유도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 습도와 기온으로 계산되는 불쾌지수는 장마철에 80을 웃돈다. 이는 50% 이상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

효과적인 제습을 위해선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습도를 응축시켜 없애는 것이 좋다. 이땐 창문을 닫는 것이 요령.

반대로 난방을 가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땐 창문을 열고 열로 기화시킨 습도를 선풍기를 이용해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 요령이다.

식중독도 주의해야한다. 고온다습할수록 식중독 세균이 잘 자란다. 습도가 80%를 넘게 되면 기온이 25도만 되어도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진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식중독 지수도 참고하면 좋다.

● 좋은 무좀 치료약 많이 나와

관절염엔 따뜻한 물 마사지를

장마철 식중독 지수는 35~50 사이.

이 경우 6~11시간만 음식을 내놓아도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50을 넘게 되면 4~6시간만 지나도 부패한다.

장마철에 가장 수난을 겪는 신체부위가 피부다. 고온다습한 기후는 곰팡이나 세균을 잘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이나 두피의 어루러기 등 곰팡이 질환이다.

을지병원 피부과 이애영 교수는 "장마철엔 곰팡이로 인한 피부질환자가 평소보다 두배 이상 병원을 찾는다" 며 "자주 닦고, 잘 말리며, 환기를 잘 시키는 위생관리와 함께 곰팡이치료제로 치료를 받으면 쉽게 완치된다" 고 설명했다.

최근 효과적인 곰팡이치료제가 여러 종류 시판되고 있어 피부과 의사의 처방을 거쳐 바르거나 먹을 경우 대부분 한 달 이내 치료된다.

'무좀=잘 낫지 않고 해마다 재발하는 고질병' 은 옛말이란 것.

관절염 등 류머티스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장마는 괴로운 계절이다.

장마철 특유의 저기압과 높은 습도가 관절내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쳐 통증이 악화한다. 요주의 대상은 에어컨 바람. 차가운 공기는 관절을 굳게 만들어 더욱 증상을 심하게 한다.

따뜻한 욕조에 관절을 담그고 마사지 하거나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평소보다 자주 반복해주면 도움이 된다.

물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약물복용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천식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홍천수 교수는 "천식의 가장 흔한 원인인 집먼지진드기가 습한 환경에서 번식을 잘 하므로 장마철이 천식환자에겐 가장 괴로운 계절" 이라고 설명했다.

밀폐형 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로 집먼지진드기를 제거하고 천식발작을 막기 위해 흡입분무제를 규칙적으로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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