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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일라…통계 고민하는 정부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 뉴스1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 뉴스1

임대차3법 시행 뒤 시장에서는 전세가 반전세·월세로 전환되거나 전세 가격이 오르는 등 큰 변화를 맞았지만 정부는 이를 통계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임대차3법 중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는 내년 6월 까지는 현재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할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어서다.

반전세·월세 통계 없고 '확정일자' 의무 아냐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가격 통계 개선 방식을 두고 고심 중이다. 임대차3법이 기존 세입자의 계약 연장을 보장하고, 임대료도 5% 이내로만 올리도록 하는 등 세입자의 권익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짜였지만 이를 통계에 제대로 반영할 수단이 없어서다. 당분간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는 두 기관이 통계를 내는 방식에 있다. 감정원은 반전세나 월세 가격 주간 통계를 따로 산출하지 않는다. 최근 전세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지만 이를 포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전세 시장 동향 파악을 위해 감정원이 활용하는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 정보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계약이 갱신됐을 때 확정일자 신고를 다시 하는 세입자가 많지 않아서다. 계약 갱신 시 5% 이내로 오른 임대료가 통계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전경. 뉴스1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전경. 뉴스1

전세,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이 때문에 전세 가격은 적어도 내년 6월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크게 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대차3법 이후 갱신 계약이 신규 계약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통계에 반영되는 계약은 신규계약뿐이어서다.

실제로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4~5월만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은 0.04~0.05% 수준이었으나, 6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이달 첫째주 0.20%까지 상승했다. 신규 계약의 경우 전월세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당정이 임대차 3법 추진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바로 시행했지만, 전월세신고제는 내년 6월로 미뤄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정원은 이와 같은 현상을 통계에 반영하기 위해 가중치 부여 등 여러 보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원은 지금도 확정일자 자료 외에 여러 내부 자료를 활용해 적정한 시장가격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달라진 환경에서 통계의 조사나 산정방식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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