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과학자, 광우병 전염체 배양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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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의 과학자들이 광우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전염체의 배양법을 개발, 광우병 검사와 연구에 해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현지언론이 14일 전했다.

세레노 의약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초음파 기술을 이용해 광우병에 감염된 쥐의 뇌에서 추출한 특이 단백질인 `프리온'을 정상적인 쥐뇌의 단백질과 접촉시킨 결과 거의 모든 정상적인 단백질이 `프리온'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프리온은 단백질의 하나로 정상상태에서는 뇌세포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죽이면서 광우병(BSE)과 광우병의 인간 감염형태인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등 전염성 뇌질환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초음파에 의한 진동은 단백질의 결합을 분해, 프리온과의 접촉을 가속화함으로써 뇌에서 수년에 걸쳐 이뤄지는 전환속도를 수시간으로 단축시켰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프리온의 숫자를 식별이 가능한 수준까지 배양함으로써 단순한 혈액검사만으로 광우병 발병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은 도살된 후에나 시험이 가능하며 사람의 경우 뇌의 조직검사도 통상 사망후에나 시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국립보건원의 자문관인 랜디 존슨은 프리온이 혈액에서 감지될 수 있다는 것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설사 감지된다고 하더라도 스위스 연구팀이 혈액검사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의 프리온을 배양하지 못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한편 지난 95년이후 유럽에서는 광우병 관련 질병으로 1백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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