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폭풍, 7월 신규 실업자 60만명 돌파 ‘10년 만에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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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실업자 수가 지난달 60만 명을 넘어서며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다.

실업 통계 안잡히는 구직 단념자 20~30대가 절반

16일 통계청의 구직 기간별 실업자 통계를 보면 '3개월 미만'이 올해 7월 60만6000명을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신참’ 실업자가 6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1년 전(53만3000명)보다 7만3000명이 늘었다. 연도별 7월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2010년(66만1000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고 있다. 뉴스1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고 있다. 뉴스1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신규 실업자 수가 60만 명을 넘어선 건 99년(80만5000명), 2009년(60만 명), 2010년 세 번뿐이다.

구직 기간이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신규 실업자 수가 이렇게 폭증한 이유로는 코로나19가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에 최근 직장을 잃었거나, 다시 취직을 하려는데(구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 수는 감소했다. 올 7월 11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4만2000명)과 비교해 3만 명 줄었다. 7월 기준으로는 2014년(7만9000명) 이후 가장 적다.

장기간 실업자로 있다가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자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으면(구직 단념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경제활동인구 내에 있는 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문제는 구직 단념자 중 한창 일을 할 나이인 20~30대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원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구직 단념자는 58만 명이다. 2014년 통계 개편 이후 7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이 중 20대가 33.7%(19만500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30대(16.1%)까지 합치면 비중은 구직 단념자의 절반에 육박한다. 나머지 40대(12.2%), 50대(15.4%), 60대(21.5%) 등이다.

원래도 청년층에게 좁았던 취업 문이 코로나19로 막히다시피 하면서 가장 활발하게 일자리 구하기에 나서야 할 20~30대가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301개 대상 기업 가운데 19.3%는 신규 채용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채용 일정을 미룬 곳도 31.2%였다. 올해 채용 절차를 이미 완료한 기업(31.9%)을 제외하면 ‘계획대로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한 회사는 17.6%에 불과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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