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지털 위안화' 빨라지나…베이징 등 28개 도시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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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유출된 중국 시중은행의 법정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 [연합뉴스]

인터넷 유출된 중국 시중은행의 법정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 [연합뉴스]

중국이 디지털 화폐 시범 프로그램을 수도 베이징 등 28개 주요 도시로 확대한다. 현재는 스마트폰 속 디지털 화폐로 기존 현금을 대체한다는 시나리오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위안화가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무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1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베이징과 인근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창장(長江·양쯔강) 삼각주, 홍콩·마카오와 광둥(廣東)성 주요 도시를 묶은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에서 디지털화폐 테스트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디지털화폐 시범운영을 보장하는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면 심화 시범지역은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선전, 광저우, 청두 등 28곳이다.

인민은행의 디지털화폐 테스트는 이미 광둥성 선전, 장쑤성 쑤저우, 쓰촨성 청두, 허베이성슝안신구 등 4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최근 "적극적, 안정적으로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 화폐는 스마트폰 등 기기에 전자 지갑을 만들어 예금 인출이나 송금, 결제 등을 하는 시스템이다.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국제 무역결제, 해외 송금 등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러의 위상에 맞서기 위해 중국은 디지털 화폐라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중국의 4대 국영은행도 선전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지갑 앱의 내부 테스트를 대규모로 시작했고, 이들 은행은 이용자들이 인터넷 없이도 송금할 수 있는 기술도 시험하고 있다.

인민은행 디지털화페 연구소 무창춘(穆長春) 소장은 "휴대전화에 디지털지갑이 있으면 인터넷도 필요 없다. 휴대전화가 켜져 있기만 하면 2대의 휴대전화를 서로 부딪히게 해 디지털지갑 안에 있는 디지털화폐를 다른 사람에게 송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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