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기적의 에이즈 치료제' 약효 논란

중앙일보

입력

태국에서 `기적의 에이즈 치료약'이라는 `V-1이뮤니터'가 실제 약효가 있는지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살랑 분롱이라는 퇴직 경찰간부가 방콕 근교에서 운영하는 의료센터에서 2년 전부터 에이즈 환자들에게 무료 공급하고 있는 V-1 이뮤니터는 지난 주말 방콕에서 열린무료 배포행사때 3천-4천명의 환자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소동을 빚었다.

환자나 환자의 친척들은 약을 타기 위해 현장에 미리 도착해 밤샘을 하기도 했으며 행사 전후로 에이즈 환자 2명이 숨져 더욱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주말 또 방콕에서 있을 무료 배포에는 1만여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칼슘과 마그네슘, 그리고 에이즈 바이러스를 섞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 에이즈치료제는 의료센터가 있는 방콕 근교의 차청사오주에서는 보조식품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정부로부터는 아직 보조식품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약품을 개발한 의사 비차이 지라티티칸은 이 약품이 기존 에이즈 치료약과는 달리 부작용이 없다며 보건당국에 이를 검사해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약으로 환자 2명이 완치됐으며 1명에 대한 완치여부도 검사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와 시민단체들은 이 약품이 에이즈 환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면서 약효가 과학적으로 입증될 때까지 배포를 중단토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즈 대책 단체들은 이 약품을 만들고 있는 의사의 신상을 조사해야 하며 그 배후에 정치적 지원이 있지 않은지, 또는 국제 약품업계가 개입돼 있지 않은지 석연찮은 부분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부는 그러나 이 문제의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 이번 무료배포 행사장에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 2천명을 배치하기로 하는등 무료배포를 지원하고 나섰다.

수다랏 케유라판 보건장관은 또 약효실험을 즉각 실시할 것을 약속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성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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