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아 사체 핵실험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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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시드니AP=연합] 미국은 1950년대부터 20여년간 영아 시체를 핵실험용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수년간 알고 있었다고 미 에너지부 관리가 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55~70년 홍콩·호주·영국·캐나다·남아공 등에서 확보한 6천구의 영아 시체가 미국으로 보내졌다는 영국 옵서버지의 보도를 시인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햇볕계획' 이라는 암호명의 시체 확보작전에 관한 문서들이 95년 모두 비밀 해제돼 당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옵서버가 새로 문건을 입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문서는 알지 못한다" 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이 관리는 94년 '햇볕계획' 조사를 지시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문서들이 수집됐고 그 이듬해에 모두 일반에 공개됐다고 말했다. 호주 관리들도 영아 시체에서 적출된 뼈 샘플들이 방사능 낙진 실험용으로 미국과 영국으로 보내졌음을 7일 공식 확인했다.

존 로이 방사능보호·원자력안전청장은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과학자들이 (인체)실험을 하기 위해 사망자 친척들에게 동의를 구한 것 같지는 않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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