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사용시 필터부터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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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수기의 기본적인 기능은 수돗물의 염소 성분과 녹물·부유물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

한국소비자보호원의 김선환 연구원은 “형태나 가격에 상관없이 정수기를 통과한 물은 먹는 물로 괜찮다”며 “하지만 구입하려는 정수기가 ‘물’마크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물’마크는 ‘먹는 물 관리법’에 따라 정수기 품질검사에 합격한 제품임을 나타낸다.

정수기의 형태는 냉온수기가 함께 있는 스탠드형·수도꼭지에 부착하는 수도꼭지형·싱크대 밑에 부착하는 언더씽크형·테이블 위에 놓을 수 있는 데스크탑형·작은 물통 크기의 포트형 등이 있다.또 최근에는 간단한 기능의 정수기가 부착된 냉장고도 나오고 있다.

정수 방식은 필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필터는 탄소(활성탄).중공사(中空絲).멤브레인.맥반석.세라믹 필터 등 종류가 다양하다.

탄소 필터는 모든 정수기에 내장된 것으로 기본적인 정수 기능을 한다. 그외의 필터들은 각 정수기 회사에서 고유 기능을 더한 것이다.

필터가 한 개인 것에서부터 다섯개 까지 종류도 다양하며 각각의 필터는 교체 기간이 모두 다르다.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워터스 정수기는 모두 역삼투압 방식으로 탄소 필터 외에 멤브레인 필터가 내장돼 있다.

역삼투압 방식의 장점은 물에 포함된 이물질.중금속 등을 완전히 걸러낼 수 있다는 점. 물 속에 녹아 있는 미네랄까지 걸러내기 때문에 정수한 물은 증류수에 가깝다.

자연 상태의 물과는 매우 달라 몸에 좋은 물은 아니지만 깨끗한 물을 마시려는 사람들에게는 좋다.

하지만 1~2년 단위로 갈아줘야 하는 멤브레인 필터가 비싸다는 점이 부담스럽고 물의 50%가 낭비되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코오롱 하이필과 앨트웰 정수기 등이 채택하고 있는 중공사막 방식은 UF필터, 즉 중공사막 필터를 사용한다. 중공사는 가운데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미네랄을 통과시킨다.

물의 낭비도 거의 없다. 하지만 역삼투압 방식과 달리 물속에 녹아 있는 중금속이나 석회 성분은 걸러내지 못하므로 공장 지역이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지역에선 사용이 어렵다.

한우물 정수기의 전기분해 방식은 활성탄 필터를 거친 물을 산성.강알칼리.약알칼리의 물로 분리한다.

약알칼리 물은 마실 물로 적당하고 강알칼리 물은 식물 재배에, 산성 물은 세안시 피부에 좋고 전기분해 과정에서 대장균 등 세균이 제거된다.

형태에 따라 가격도 다양한데 가장 싼 10만원대의 수도꼭지형부터 각종 기능을 더한 3백만원대의 냉.온수식 스탠드형 정수기까지 있다.

최근에는 보증금이나 등록비를 내고 2만~6만원의 월 사용료를 내면 일정 기간 대여해 주는 업체도 성업 중이며 청호나이스에서는 보증금 없이 월사용료만 지불하는 장기 할부를 시작했다. 웅진코웨이에선 5년 이상 대여하면 소유권을 주는 제도를 채택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유혜진 간사는 "비싸거나 필터의 수가 많다고 해서 더 좋은 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비싼 돈을 주고 사기보다 각자의 필요에 알맞은 정수기를 선택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수기라도 제때 필터를 갈지 않으면 기능이 떨어진다. 金연구원은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환하지 않으면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물이 더 오염될 수 있다" 며 "매일 아침 정수기를 처음 사용할 때는 1~2ℓ의 물을 버린 뒤 사용하는 게 좋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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