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구체적인 열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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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결승 2국〉 ○·탕웨이싱 9단 ●·양딩신 9단

장면 9

장면 9

장면 ⑨=하변 백대마가 △를 두며 간신히 살았을 때 백의 승률 그래프는 3%를 찍었다. 지금 약간 올랐다고는 하지만 4% 언저리를 오가며 여전히 흑의 필승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흑1로 밀자 백은 얼른 2로 지킨다. 대마의 삶을 지원하며 동시에 A의 절단을 막은 수. 탕웨이싱의 솔직한 심정은 대마가 죽을지언정 A의 실리는 내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3~9까지는 흑의 권리. 이제 흑도 뭔가 구체적인 열매를 따야 하는데 그 수순은 무엇일까.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양딩신은 흑1을 선수한 뒤 3으로 이었는데 이 수순이 질타를 받았다. 박영훈 9단은 “1은 무의미하다. 그냥 3에 두는 것만 못하다”고 말한다. AI는 여전히 흑의 절대우세를 얘기하고 있지만 흑의 두터움 때문이지 실리로는 크게 앞서지 못했다. AI는 두터움을 기막히게 활용하지만 인간의 경우 두터움은 그냥 두터움으로 끝날 때도 많다.

AI의 선택

AI의 선택

◆AI의 선택=AI의 선택은 흑1을 선수하고 3에 잇는 수였다. 예전 인간의 감각으로는 대단히 무식(?)한 집차지 수법. AI도 지금은 ‘폼’보다는 구체적인 열매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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