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의 기대승률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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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결승 2국〉 ○·탕웨이싱 9단 ●·양딩신 9단

장면 8

장면 8

장면 ⑧=흑▲의 통렬한 일격에 강심장으로 유명한 탕웨이싱도 넋이 나갔다. 혼미한 정신을 수습하며 간신히 대마의 살길을 찾아냈는데 그게 백1~7까지다. 수순 중 백3은 정말 두기 싫은 수. 5와 7도 가슴 아픈 후퇴. 대마가 죽는 것보다 더 뼈아픈 수순이지만 이렇게라도 삶을 구해야 다음이 있다.

참고도

참고도

◆참고도=과거엔 ‘하수의 마늘모’라 했다. 마늘모가 단단하지만 너무 느린 탓이다. AI가 등장한 이후 부쩍 눈에 띄는 행마가 마늘모다. 속도는 느리지만 의외로 탄력적인 마늘모. 지금도 백1의 차단은 안 된다. 흑2의 껴붙임이 좋은 맥점으로 3엔 4로 끼운다. 백이 A로 끊고 싸워도 이 싸움은 백이 수 부족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백의 괴로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흑1도 선수고 5도 선수다. 본시 우하 쪽 흑은 엷음을 내포하고 있었고 AI도 그 점을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흑은 이제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백의 기대승률은 6% 선을 어른거리더니 이윽고 3%까지 내려갔다. 바둑이 끝났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그건 AI의 얘기이고 인간의 바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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