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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폭발 연기 들어온다… 남해안 난데없는 초미세먼지 '나쁨'

중앙일보

입력

4일 오후 부산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진은 지난 1월 3일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해운대 일대 도심이 초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는 모습. 뉴스1

4일 오후 부산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진은 지난 1월 3일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해운대 일대 도심이 초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는 모습. 뉴스1

몇 주간 ‘좋음’ 이었던 공기질이 남해안에서만 나빠졌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5일 전 분출한 화산재가 이동해온 탓이다.

기상청은 4일 “일본 도쿄 남쪽 1000km 해상의 니시노시마 화산이 6월 12일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분화 중”이라며 “지난달 30일 분화한 화산재 및 화산가스 일부가 한반도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화산재의 직접적 영향 범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4일 오후 6시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연기가 남해안에 도달하면서 남해안 지역만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4일 오후 6시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연기가 남해안에 도달하면서 남해안 지역만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일본 남쪽 해상 화산 폭발, 우리나라 초미세먼지로 왔다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이후 화산재와 연기의 이동경로 분포. 화산재는 우리나라에 거의 도달하지 못했지만 조금 더 가벼운 연기는 우라나라 바로 남쪽을 지나면서 남해안의 대기질에 영향을 끼쳤다. 자료 기상청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이후 화산재와 연기의 이동경로 분포. 화산재는 우리나라에 거의 도달하지 못했지만 조금 더 가벼운 연기는 우라나라 바로 남쪽을 지나면서 남해안의 대기질에 영향을 끼쳤다. 자료 기상청

기상위성 사진에 따르면, 화산재는 일본 남쪽 해상까지만 도달하고,화산 연기만 우리나라 근처까지 날아온다. 미세먼지(PM10) 농도를 높이는 화산재는 비교적 크고 무거워 일찍 가라앉고, 초미세먼지(PM2.5)를 높이는 연기는 가볍고 크기가 작아 조금 더 멀리 퍼지는 탓이다.

4일 오후 부산을 비롯한 경남 해안과 전남 해안지역의 초미세먼지(PM2.5)농도는 최고 85㎍/㎥까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 통합예보센터는 “국외 유입 농도는 보통 35~45㎍/㎥, 부산 쪽은 60㎍/㎥가 넘는 농도로도 들어오고 있다”며 “이후 부산, 울산 등 공업지역에서 가스 중 황산염 등으로 인한 2차생성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농도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연기가 도달하면서 처음 제주도에서 관측된 1일 이후, 2일부터 남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높아졌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니시노시마 화산 분출 연기가 도달하면서 처음 제주도에서 관측된 1일 이후, 2일부터 남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점점 높아졌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2개월째 터졌다 쉬었다 반복… 최근 5일 연속 분출

니시노시마 섬은 일본 주변 지각판 경계에 인접해있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구글맵에 포착된 화산 분출 모습. 구글맵 캡쳐

니시노시마 섬은 일본 주변 지각판 경계에 인접해있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구글맵에 포착된 화산 분출 모습. 구글맵 캡쳐

30일 이후 계속해서 분화 중인 니시노시마 화산으로 인한 대기질 변화는 지난 1일 제주 지역에서 처음 관측됐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PM10 위주로 제주도에서 처음 관측됐고, 이후 PM2.5 위주로 남해안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며 “기류가 바뀌지 않는 한 계속해서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가 당분간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산이 언제까지 분화를 계속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최소한 앞으로 5일간은 화산에서 분출된 물질과 가스가 우리나라쪽으로 이동해올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일단 북태평양 가장자리 기류를 타긴 했지만, 일본 쪽으로 향할지 한반도 쪽으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 4호 태풍 하구핏이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며 서해상을 지나가면, 현재 주로 남풍이 불고 있는 남해안 지역의 바람 방향이 남서풍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미세먼지 통합예보센터는 “현재 남해안의 공기질은 대기확산이나 강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야 나아질 것”이라며 “태풍의 진로에 따라 바뀌는 공기 흐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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