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신수위' 상승] 바이러스 검출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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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 처리된 물과 가정집 수돗물에서 무균성 뇌수막염.급성 장염.간염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당국의 부실검사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덩달아 불안해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기도 남양주시.하남시.양평군.여주군, 경북 영천시, 충남 공주시, 충북 영동군 등 7개 시.군청과 읍.동사무소, 상수도사업소 등에는 3일 "바이러스는 없다고 하더니 어떻게 된거냐" "수돗물을 마셔도 되느냐" 는 등의 문의 및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남양주시 수도과 장득용(44)씨는 "걱정할 것 없다며 끓여 마시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이 믿으려 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고 말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이날 먹는샘물 대리점 등에는 배달 주문과 문의가 늘었고, 약수터를 찾는 사람도 평소보다 많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황태원(黃泰元.자영업.45)씨는 "수돗물이 정수기 물이나 샘물보다 안전하다더니 어찌된 일이냐" 며 "어떤 물을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번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서울 시민들도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시청과 일선 구청으로 안전성 여부를 잇따라 문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정수장이나 수돗물은 절대 안전하다" 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1998년 환경부 검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지난해 하반기 광암.구의.영등포.암사 등 9개 정수장과 가정용 수돗물에 대해 실시한 자체조사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었다" 고 밝혔다.

서울시는 앞으로 수돗물 검사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시민단체나 주민이 추천하는 기관에 의뢰, 수질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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