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왕절개율 세계 최고"

중앙일보

입력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43%로 미국의 20%를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 서울발
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1면 칼럼 원(Column One) 기사에서 한국의 제왕절개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자연분만보다 안전하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의사들이 사고시 법적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제왕절개 비용이 자연분만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윤 목적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제왕절개 급증 책임이 의사들에게 가야할 것"이라며 "그들은 진료비를 올리기 위해 항상 임산부들에게 제왕절개를 강요하고 겁을 준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제왕절개비가 자연분만보다 3배나 많은 1천490달러에 달하며 오래 입원할 경우 진료비는 8천달러까지 뛴다고 밝혔다.

신문은 약 10개월전 경남 진주의 모병원에서 양수부족으로 제왕절개로 딸을 낳은 뒤 혼수(코마)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상태가 된 안모(28)씨 사건을 상세히 소개했다.

안씨 아버지는 "양수 부족은 의사들이 종종 (제왕절개를 권유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안씨 아버지는 제왕절개 사고시 법원의 엄격한 기준 적용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병원측은 양수가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들어간 것으로 보이나 부검 전에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 수 없다며 책임없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안씨의 마취담당의사 김모씨는 지난 2월 병원을 그만두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타임스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제왕절개를 한 여성들이 혼수상태, 감염,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직면할 가능성이 자연분만보다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 의학보고서들은 제왕절개여부가 진통시작후 분만실에서 최종수단으로 결정돼야 함을 권고하고 있으나 임산부들은 몇주전부터 제왕절개를 통보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중보건당국자들은 의사들이 심야 자연분만으로 자신의 스케줄이 영향받기보다는 근무시간중 출산을 처리하길 선호하고 있는 것도 제왕절개 급증의 또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윤이나 편의성보다는 사고책임여부를 주요인으로 들었다.

현행 법체계 아래서 의사들은 제왕절개시 대부분의 사고책임을 면할 수 있으나 자연분만시에는 책임지기 쉽다는 것이다.

한양대부속병원의 한 의사는 "법원들이 항상 의사의 유죄로 판결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자연분만을 꺼리는 것은 일반적 상식"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