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3연속 제로금리 유지한다…"회복 기대 못미쳐"

중앙일보

입력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건물 앞으로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7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건물 앞으로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경제 상황이 회복되고 있지만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다.

연준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제로금리를 결정했다. 이후 3번째 열린 이날 FOMC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Fed의 이날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 찬성으로 이뤄졌다.

Fed는 성명에서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급격한 하락 후 경제활동과 고용이 최근 몇달 간 다소 회복됐지만 연초 수준보다 크게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지원을 위한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한다는 게 Fed의 방침이다.

또 Fed는 "경제 경로는 바이러스의 진로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며 "진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는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을 심하게 짓누르고 중기적으로는 경제전망에 상당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동결 결정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경제가 최근 사태를 헤쳐나가고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본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이 목표 범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가계와 기업의 신용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3월 15일 Fed는 FOMC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FOMC 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도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올해 말과 내년 말, 2022년 말 모두 0.1%를 기록해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 지표다.

제롬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미래 경제 상황이 불확실함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 뒤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몇주 동안 바이러스 감염이 늘어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재개됐다"며 "이런 것들이 경제 활동에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일생 동안 가장 혹독한 경기침체"로 묘사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모든 점을 고려할 때 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한 이후 각종 통계는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경기의 완전한 회복에 대해 파월 의장은 "사람들이 광범위한 활동에 참여해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까지 완전한 회복이 올 것 같지 않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AP통신은 "Fed는 바이러스가 경제를 쥐어짜는 상황에서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