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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걸리면 책임지나" 예비군 강행에 '이남자' 화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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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진행된 예비군 훈련 모습. 최승식 기자

2019년 3월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진행된 예비군 훈련 모습. 최승식 기자

국방부가 9월 1일부터 예비군훈련 재개한다는 방침을 29일 밝힌 가운데 '이남자'(20대 남성) 등 예비군 훈련 대상자들이 훈련 강행에 불안감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굳이 이 시국에 훈련한 것 같지도 않은 4시간 훈련을 강행하나" "군대에서 체온측정 등 방역지침이 잘 지켜지겠냐" 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예비군 훈련 강행 반대 청원'은 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예비군 훈련 강행 반대 청원'은 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올해 차별적 예비군 훈련 강행을 반대합니다'는 청원도 30일 기준 3만18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자는 국방부가 재난 특구로 지정된 대구 등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 훈련을 강행하려 한다며 "산발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는 상태인데 일부 지역만 면제하는 것은 지역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집합과 모임이 허용되는 거리두기 1단계 지역에서만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단계인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도 예비군 훈련이 일단 미뤄진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3월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된 대구, 경북 경산·청도·봉화 지역의 예비군 훈련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또 "만약 훈련을 강행했다가 예비군들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다면 국방부에선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예비군 훈련을 강행하려 하느냐"고 했다. 또 "20~30대 예비군 청년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코로나19 N차 감염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예비군 훈련을 지역 차별 없이 모두 면제해달라"고 덧붙였다.

29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예비군훈련 강행 가상 시나리오'. [사진 스누라이프 캡처]

29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예비군훈련 강행 가상 시나리오'. [사진 스누라이프 캡처]

예비군 훈련 대상자가 많은 대학가에서도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한 대학 커뮤니티엔 국방부가 예비군 훈련을 강행했다가 감염이 확산한 상황을 그린 '가상 시나리오'가 올라와 이 대학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기사 헤드라인 형식으로 구성된 이 글엔 "해열제를 먹고 훈련에 입소한 예비군으로 인해 무증상 감염이 확산한다" "결국 국방부가 감염을 퍼트린 예비군을 찾아 처벌 의사를 밝힌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편 국방부는 예비군 훈련을 재개하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훈련 인원을 평소보다 축소하고 입소 시 문진표 작성과 체온 측정, 교보재 소독과 거리 두기 등 방역 대책을 철저히 지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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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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