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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까지 덮친 코로나…고용률 11년만에 최대폭 감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0대 중·후반까지 포함한 고령층(55세~64세)의 5월 고용률이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건설업에서 부진했다.

고령층 고용률 11년만에 최대폭 감소 

고령층 고용률이 11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령층 고용률이 11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고령층의 고용률은 55.3%(789만5000명)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5월 1.0%포인트 하락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특히 고령층 취업자 중 도소매·음식·숙박업(19.2%)과 건설업(8.0%) 취업 비중은 전년 동월에 비해 0.6%포인트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 사정이 나빠지면서 관련 일자리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비중은 0.7%포인트 늘었다.

"일하는 연령층의 일자리만 줄어"

자료사진. [곽태형 객원기자 ]

자료사진. [곽태형 객원기자 ]

정부는 그동안 다른 연령층에서 고용 사정이 나빠졌어도 60세 이상 노년층의 고용률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지난 6월 고용 동향 따르면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43.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전 연령층 통틀어 유일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주 은퇴시기인 50대 중·후반까지 포함한 고령층의 고용률을 살펴보니 하락 폭이 11년 만에 최고로 나타났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60세 이상에서는 고용률과 취업자 수 모두 늘어났지만 50대 중·후반에서는 고용률이 감소해 전체 고령층 고용률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50대 중후반의 고용률이 낮다는 이야기다.

50대 중·후반 고용률 감소는 아직 일할 나이대의 고용 사정이 나빠졌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 60세 이상은 원래 경제활동을 하지 않다가 정부 일자리 지원사업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이 많다. 반면 50대 중·후반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거나 은퇴를 했었어도 재취업을 통해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연령층이다. 일하지 않았던 연령층의 일자리는 늘고 일을 해왔거나 해야 하는 연령층의 일자리는 줄었다는 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퇴 시기에 맞물린 연령층의 고용 사정이 크게 나빠진 것은 그만큼 전체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라며 “정부 일자리 영향을 받은 60세 이상 일자리도 질적 측면에서는 좋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67% "더 일하고 싶어"

하지만 일을 더 하고 싶어하는 고령층의 비율은 늘었다. 고령층 중 장래에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하는 비율은 67.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포인트 늘었다.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는 비율도 19.1%로 전년 동년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한 연령도 평균 73세로 나타났다.

한편, 55~64세에서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 7개월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개월 증가한 수치다.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4세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았다. 가장 오래 근무한 직업을 그만둔 사람(499만7000명) 중 재취업한 사람은 50.5%(252만3000명)로 절반 수준이었다. 연금수령자는 47.1%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3만원으로 전년 대비 2만원 증가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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