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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사각형 직인이 직사각형" 주장, 정경심 측 "나중에 반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당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조민씨 표창장 파일을 보는 모습. [뉴스1]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당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조민씨 표창장 파일을 보는 모습.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3일 1심 속행 공판.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검찰은 정 교수의 딸 조민(29)씨와 아들 조모(24)씨의 동양대 상장을 영사기 화면에 올려놓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정 교수가 아들 조씨의 상장 속 동양대 총장 직인을 딸 조씨 표창장에 옮겨 놓는 과정에서 직인 모양이 바뀌었다는 것. 구체적으론 정사각형의 동양대 표창장 직인이, 딸 조씨의 표창장에는 하단이 늘어난 직사각형으로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정경심 교수 재판 中

(영사기 화면을 본) 재판장=왼쪽이 아들 조씨 상장, 오른쪽이 조민씨 표창장. 최성해 동양대 총장 직인 모양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겼다는 거죠?
검찰=네
재판장=직인의 모양이 정사각형이 아니고 직사각형으로 늘어나 하단을 늘렸다는 건가요?
검=네, 변형을 하다 바뀐 것입니다. 원본 파일 보시면 편집하는 과정에서 크기를 조절하는 문제가 생겨서 (직인 파일)을 가져다 붙이면서 늘린 것입니다. 하나의 (위조) 정황 증거라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의 새로운 주장, 변호인 "나중에 반박" 

검찰이 법정에서 조씨의 표창장 직인 모양이 변형됐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공소장엔 이런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런 설명은 임정엽 재판장이 두 상장의 직인 크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임 재판장은 "여태 검찰이 직인 파일 모양 자체가 변형됐다고 주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각되지 않았을 뿐 (직인이) 약간 늘려졌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이유 등을 근거로 조씨의 표창장이 동양대 상장관리 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위조된 표창장이기 때문이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검찰은 이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논조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데 (애초) 동양대 표창장 대장관리가 굉장히 부실했었다"며 "이 부분은 나중에 반론하겠다"고 말했다. 즉각 반박하진 않은 것이다. 정 교수 측은 해당 표창장은 위조되지 않았고, 동양대 상장 대장관리가 부실해 조씨의 표창장이 누락된 것이란 주장한다.

동양대 직원들 "조민 표창장 처음본다" 

하지만 지난 16일 정 교수 재판에 출석한 다수의 동양대 직원들은 정 교수가 딸 조민씨에게 발급한 동양대 어학교육원의 '최우수봉사상' 상장의 일련번호와, 상 이름, 상장의 양식 등에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명칭은 처음본다""해당 상장의 직인을 찍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동양대 직원도 "어학교육원 근무 당시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상을 외부인에게 준 적이 없고, 본 적도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이다. 또한 검찰이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직인 파일이 담긴 PC를 압수수색 영장 없이 위법하게 수집했다며, 검찰의 기소 자체가 위법이란 주장도 하고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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