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3일 1심 속행 공판.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검찰은 정 교수의 딸 조민(29)씨와 아들 조모(24)씨의 동양대 상장을 영사기 화면에 올려놓고 비교하기 시작했다.
정 교수가 아들 조씨의 상장 속 동양대 총장 직인을 딸 조씨 표창장에 옮겨 놓는 과정에서 직인 모양이 바뀌었다는 것. 구체적으론 정사각형의 동양대 표창장 직인이, 딸 조씨의 표창장에는 하단이 늘어난 직사각형으로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정경심 교수 재판 中
(영사기 화면을 본) 재판장=왼쪽이 아들 조씨 상장, 오른쪽이 조민씨 표창장. 최성해 동양대 총장 직인 모양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겼다는 거죠?
검찰=네
재판장=직인의 모양이 정사각형이 아니고 직사각형으로 늘어나 하단을 늘렸다는 건가요?
검=네, 변형을 하다 바뀐 것입니다. 원본 파일 보시면 편집하는 과정에서 크기를 조절하는 문제가 생겨서 (직인 파일)을 가져다 붙이면서 늘린 것입니다. 하나의 (위조) 정황 증거라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의 새로운 주장, 변호인 "나중에 반박"
검찰이 법정에서 조씨의 표창장 직인 모양이 변형됐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공소장엔 이런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런 설명은 임정엽 재판장이 두 상장의 직인 크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임 재판장은 "여태 검찰이 직인 파일 모양 자체가 변형됐다고 주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각되지 않았을 뿐 (직인이) 약간 늘려졌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이유 등을 근거로 조씨의 표창장이 동양대 상장관리 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위조된 표창장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검찰은 이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논조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데 (애초) 동양대 표창장 대장관리가 굉장히 부실했었다"며 "이 부분은 나중에 반론하겠다"고 말했다. 즉각 반박하진 않은 것이다. 정 교수 측은 해당 표창장은 위조되지 않았고, 동양대 상장 대장관리가 부실해 조씨의 표창장이 누락된 것이란 주장한다.
동양대 직원들 "조민 표창장 처음본다"
하지만 지난 16일 정 교수 재판에 출석한 다수의 동양대 직원들은 정 교수가 딸 조민씨에게 발급한 동양대 어학교육원의 '최우수봉사상' 상장의 일련번호와, 상 이름, 상장의 양식 등에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명칭은 처음본다""해당 상장의 직인을 찍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양대 어학교육원에 근무했던 동양대 직원도 "어학교육원 근무 당시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상을 외부인에게 준 적이 없고, 본 적도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이다. 또한 검찰이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직인 파일이 담긴 PC를 압수수색 영장 없이 위법하게 수집했다며, 검찰의 기소 자체가 위법이란 주장도 하고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