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에 금감원 정보 빼준 전 청와대 행정관 “모든 혐의 인정”

중앙일보

입력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돈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감사 정보를 빼준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청와대 비서관이 두 번째 재판에서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행정관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김 전 행정관 변호인 측은 이날 재판에서 “김 전 행정관이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김 전 회장에게 보여준 자료를 얻은 것이 맞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번복해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제출된 증거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지난달 24일 첫 재판에서 뇌물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김 전 회장에게 보여 준 금감원 자료는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정식으로 얻게 된 정보가 아니라 친분이 있던 금감원 동료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해 받은 것으로 직무상 얻게 된 정보가 아니다”며 금융위원회 설치법 위반 혐의 등을 일부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행정관 측은 김 전 회장에게 금감원 감사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동생의 사외이사 취업을 알선받았다는 제3자 뇌물죄도 모두 인정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 13일부터 올해 2월까지 금감원 직원 신분으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산하 경제수석실 경제정책비서관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하면서 김 전 회장에게 라임 관련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김 전 회장에게 라임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던 금감원 내부 문서를 열람하도록 하고 총 37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이 자신의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취업하게 해 급여 명목으로 1900여만원을 받도록 하는 등 제3자 뇌물수수 혐의도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날 김 전 행정관이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다음달 19일을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