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민호의 각성, 살아난 삼성

중앙일보

입력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연합뉴스]

강민호(35)가 깨어나자, 삼성도 살아났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주전 포수 강민호의 활약을 앞세워 중위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

삼성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5-2로 이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벤 라이블리가 5이닝 5피안타 2실점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2-2로 맞선 5회 말 1사 2루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쳤다. 투수 라이블리와 호흡도 좋았다.

최근 강민호는 신들린 듯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쳤고, 16일 KIA전에선 7-7 동점이던 9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7월 OPS는 1.137로 최정(SK), 로하스(KT), 김상수(삼성)에 이은 리그 4위다.

수비에서도 강민호의 존재감은 돋보인다.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2위(4.46)를 달리고 있다. 포수 강민호의 지분이 크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강민호가 나섰을 때 평균자책점(4.28)과 그렇지 않을 때(4.75) 차이가 있다. 블로킹 능력은 단연 리그 최고다. 강민호가 마스크를 썼을 때 9이닝 당 폭투와 패스트볼을 합친 숫자는 0.309개로 가장 적다. 특히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과 호흡은 찰떡같다. 포수 전체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지난해(1.88, 7위)보다 올라간 4위(1.15)다.

삼성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왼쪽)과 강민호. [뉴스1]

삼성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왼쪽)과 강민호. [뉴스1]

롯데 시절 공수겸장이었던 강민호는 2018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계약했다. 하지만 강민호가 온 뒤 삼성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개인성적도 하락했다. 조정 득점 창출력(스탯티즈 기준)은 2년 연속 리그 평균을 의미하는 100 이하(2018년 90.2, 2019년 92.2)에 그쳤다. 지난해엔 주루플레이 도중 어이없는 견제사를 당하면서 팬들의 비난도 커졌다.

하지만 묵묵히 명예회복을 다짐한 강민호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잔부상 때문에 몇 차례 결장했지만 그라운드에 섰을 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타율 0.269, 9홈런(18일 기준)을 기록하면서 하위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해 좋지 않은 일을 겪었고, 감당하지 못할만한 댓글도 달렸다. 그 정도 나이와 연차에 변하기 쉽지 않은데 스스로 잘 해줘 좋다"고 했다.

삼성은 34승 30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4위 KIA와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강해지는 삼성이라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15년 이후 5년 만의 가을 야구를 꿈꾸는 삼성의 중심엔 강민호가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