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100% 못 막는다는데…韓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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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오기업 시노팜 생산 공장에서 연구원이 백신 샘플을 검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팜 생산 공장에서 연구원이 백신 샘플을 검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바이러스를 100% 막아내지 못 할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르면 올해 백신이 완성된다 해도 바이러스를 종식할 정도의 백신이 나올 때 까지는 수 년이 더 걸릴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국내 치료제 개발 상황에 관심이 모인다.

세계적으로 현재 임상 시험에 들어간 치료제는 대부분 기존 약물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 약품이다. 이와 함께 완치자의 혈장과 항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혈장치료제를,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모두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초읽기에 들어갔다.

"혈장치료제 9월 임상 시작"

현재 식약처는 총 17건의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이 중 12건(치료제 10건, 백신 2건)이 진행 중이다. 임상중인 치료제는 대부분 재창출 약물이다.

뉴욕혈액센터에 기증된 혈장 [AP=연합뉴스]

뉴욕혈액센터에 기증된 혈장 [AP=연합뉴스]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다. 지난 5월 혈장치료제 국책과제로 선정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개발에 필요한 완치자의 혈장을 공급 받았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있는 면역 단백질만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4개월간 전 세계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3월 11일 기준 3건에서 이달 10일 119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GC녹십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내에 식약처에 임상 허가를 신청하고 8월 중 승인이 나면 9월 쯤 임상 2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이미 상업화를 마친 기존 제품이 있고, 개발 과정과 생산공정이 비슷해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1상이 면제된다. 혈장치료제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 제제라서 다른 신약보다 개발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와 GC녹십자도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변수는 얼마나 많은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혈장치료제의 가장 큰 단점은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혈액 공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최대한 많은 혈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공여 조건이 까다로워 모두가 할 수 있는건 아니다. 혈장 공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은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코로나19 완치자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특정 국가 방문력이 있는 사람은 참여가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현재까지 950명의 완치자가 혈장 공여 의사를 밝혔고 이 중 444명이 혈장을 공여했다. 개발 단계에 필요한 양(약 150명 안팎)은 확보했지만,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혈장이 필요하다.

'7월 16일' 임상 D-day로 잡았던 셀트리온…"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송도 셀트리온 본사 [뉴스1]

송도 셀트리온 본사 [뉴스1]

지난 2월부터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셀트리온은 식약처로부터 항체치료제 임상시험 심사를 받고 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16일 “7월 16일 임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날짜를 못박았다. 연내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 500만명 분량의 치료제를 양산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개발 일정이 앞서 밝힌 날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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