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구제역 공포확산…아일랜드·홍콩 발병, 독일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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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지난달 19일 구제역이 첫 발병된 이후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전파되면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물론 독일까지도 구제역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구제역 발병이 확인된 농장 및 도축장의 폐쇄와 가축의 강제도축 사례가 시시각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육류가격이 폭등, 육류의 긴급수입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영국의 방역당국은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8건의 구제역 발생 지역을 확인, 지난달 19일 이후 지금까지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농장과 도축장이 총 26곳으로 늘었으며 양 1만1천마리, 소 3천마리 등을 포함, 약 1만5천마리의 가축이 도축되거나 도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102군데 농장에 대해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완전봉쇄 또는 접근금지 등예방조치가 취해졌으며 구제역 감염으로 도축된 가축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소각연기로 인한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도로까지도 봉쇄하고 있다.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고기와 양고기의 도매가격이 불과 1주일이 채 못돼 2배로 치솟았으며 육류공급업자들은 다음주쯤에는 공급물량이 바닥나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육류업자들은 아일랜드에서 육류를 긴급수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영국 최대의 식료품체인인 J.세인즈베리는 뉴질랜드산 양고기와 덴마크산 돼지고기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전국농민조합측은 가축 및 육류 수출중단으로 한주에 최소 400만파운드(미화 600만달러) 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웨일스에서 이미 구제역 발병이 확인된데 이어 북아일랜드에서도 구제역이의심되는 양이 발견돼 해당 농장과 가축에 대한 격리 조치가 취해졌다.

또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접경지역 양쪽편에서도 농가 봉쇄와 가축도축 작업이 취해졌다.

아일랜드공화국측은 모든 항구와 공항 등에서 영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들에 대해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아일랜드로 통하는 30군데 국경초소에서도 경찰과군인이 동원돼 모든 육류와 가축, 유제품의 반입을 통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현재까지는 구제역의 안전지대로 여겨져왔으나 캐노비와 로커비에 있는 농장에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돼 당국이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다.

독일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리아주에서 영국으로부터 수입된 양 3마리가 구제역 항체양성반응을 보여 해당농장 2군데를 봉쇄조치하는 한편 추가 정밀조사를실시한 결과 지난달 28일 음성으로 판명됐으며 1일중으로 최종 테스트결과가 발표될예정이다.

독일 당국은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로 볼 때 구제역 발병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며 구제역 유사사례도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당국은 공항 등에서 영국으로부터 반입되는 육류와 유제품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세관 관리들은 영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여행자들에 대해 휴대하고 있는 샌드위치까지 압수하고 구제역 예방을 위한 안내책자를 배포하는 등 만일의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홍콩당국은 28일 최근 최근 구제역(口蹄疫) 이 발생, 돼지 2천여마리가 감염돼464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 는 이날 양돈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4개월간 홍콩의 300여 양돈농장 중 절반 이상에 구제역이 돌아 2천여 마리가 죽었다고 보도했다.

이웃 대만에서도 최근 돼지 세 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런던.베를린 AP.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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