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역버스, 내년까지 준공영제 대신 공공버스로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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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경기도가 내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81%를 노선 입찰제에 기반을 둔 ‘경기도 공공버스’로 전환한다. 기존 민영제와는 달리 공공이 노선권을 갖고 입찰을 통해 민간에 버스노선 운영권을 맡겨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경기도 광역버스에 현재의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가 도입된 건 2018년 4월이다. 14개 시·군에서 71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민간이 노선 소유권과 운영을 맡고 공공이 적자에 대해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그간 1일 2교대제 확립, 운행횟수 준수율 향상 등에 기여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버스업체가 영구면허를 소유해 재산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공적통제에 한계가 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도덕적 해이나 안전 및 서비스 역행 등의 문제로 준공영제의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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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제도 운용 기간 제도의 취지를 악용, 임원 3명이 8개 회사에 중복으로 등재돼 임원 A씨의 경우 19억 원 등 이들 3명이 등 총 48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또 차량 감가상각비 산정 시 중고차량을 신차 취득가격으로 신청하는 등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적발됐다.

준공영제가 공공버스보다 만족도 낮아

그뿐만 아니라 월평균 교통사고 건수가 2018년 5.17건에서 2019년 7.33건으로 42% 증가하고, 월평균 행정처분 건수가 2018년 9.17건에서 2019년 11.5건으로 25%가량 늘었다. 차량안전실태 부적격 건수도 2018년 3건에서 2019년 8건으로 2.6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4일까지 버스 준공영제 이용객 1012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가 ‘경기도 공공버스’보다 안전운행, 인적 서비스, 차량관리, 이용 편의 등 4개 분야에서 모두 점수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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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도가 칼을 빼 들었다. 경기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광역버스 노선에 적용하고 있는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의 중지를 추진한다. 오는 2021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81%를 노선 입찰제 기반 ‘경기도 공공버스’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다. 박태환 경기도 교통국장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경기도 공공버스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까지 광역버스 81% ‘경기도 공공버스’ 전환  

경기도는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를 이달 중 도의회 보고와 수입금 공동관리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모두 중지 통보한다. 이어 조례에 따라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경기도 공공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안전하고 편리한 출퇴근 교통편의 증진’이라는 준공영제의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경기도 공공버스’는 “대중교통이 자가용보다 더 편리한 경기도를 실현하겠다”는 이재명 지사의 교통 분야 공약사업 중 하나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공공성을 강화한 노선 입찰제 기반의 운영체제다. 기존 민영제와는 달리 공공이 노선권을 소유하고 입찰경쟁을 통해 선정된 민간 운송사업자에게 일정 기간 버스노선 운영권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올해 3월부터 사업을 개시해 현재 16개 노선 120대가 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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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버스, 16개 노선 120대 운행 중

도는 광역버스(254개 노선)의 운영체계를 ‘공공버스’로 전환, 올 하반기까지 점유율을 55%(140개 노선), 오는 2021년까지 81%(206개 노선)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도내 광역버스 업체의 94%가 보유 노선에 대한 재산권을 포기하고 공공버스 제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도는 이어 전 시·군과 협약을 맺고 올 한해 115개 노선 1210대를 모두 공공버스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박태환 경기도 교통국장은 “경기도 공공버스는 대중교통 제도의 불합리를 합리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바꾸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 19와 같은 외부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대중교통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도민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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