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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경의 표한다" 아베, 오사카 지사 치켜세운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대책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주고 있다. 경의를 표하고 싶다”

'코로나 스타' 요시무라 지사 접견 #"코로나 대응에 경의" 치켜세워 #개헌 찬성 '유신의회'와 연대 가능성

지난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런 덕담을 건넨 상대는 요시무라 요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였다.

요시무라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독자적인 감염방지대책인 ‘오사카 모델’을 앞세워 일본 내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선제적으로 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정부에 빠른 대책을 촉구하는 등 답답한 국민들의 속을 시원히 뚫어줬던 것이다.

지난 14일 요시무라 히로후미(왼쪽) 오사카부 지사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과 관련한 요청서를 전달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지지통신]

지난 14일 요시무라 히로후미(왼쪽) 오사카부 지사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과 관련한 요청서를 전달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5월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요시무라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를 압도적으로 제치고 ‘코로나 대응을 잘한 지자체장’ 1위에 꼽혔다.

그런 요시무라 지사를 아베 총리가 14일 관저에서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배석했다. 당의 실권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당 간사장도 만났다. 아베 총리는 요시무라 지사의 리더십을 추켜세우며 “철저하게 협력을 하면서 감염확대를 막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요시무리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지지통신]

요시무리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지지통신]

그 뒤 화제는 ‘개헌’으로 옮겨갔다. 요시무라 지사가 “우리나라의 헌법에 대해서 국민이 한 번도 투표를 한 적이 없는 건 잘못됐다. 아베 총리 시대에 헌법 개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현해주기를 바란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나 아베 총리도 “노력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요시무라 지사가 속한 ‘일본 유신의회(이하 유신)’는 적극적인 개헌 찬성파로, 이 당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대표와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대표(현 오사카 시장)는 아베 총리와 정기적으로 식사도 하는 사이다. 자민당과 정책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자민당에선 “유신과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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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은 ‘요시무라 효과’에 당 지지율도 상승했다.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신의 정당 지지율은 4%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5%)를 바싹 뒤쫓고 있다. 코로나 대응으로 주목을 받았던 5월엔 정당 지지율이 7%나 나와 입헌민주당을 추월한 적도 있다.

지난 5일 있었던 도쿄도지사 선거에도 단독 후보를 내, 차기 중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유신의 의석수는 중의원 10석, 참의원 16석으로 이보다 의석수를 더 늘려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 사진은 지난 2015년 하시모토 당시 오사카 시장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 사진은 지난 2015년 하시모토 당시 오사카 시장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아베 총리에 있어서도 개헌 찬성파인 유신의 의석수가 늘어나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다. 차기 선거에서 자민당의 의석수가 늘지 않더라도 개헌안 국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현재 자민당은 선거를 치르더라도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전통적인 개헌 반대파인 연립 공명당은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민당 내에선 “선거 결과에 따라선 (공명당이 아닌) 유신과 연립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유신이) 어떻게 연대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예단해서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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