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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먼저 판 노영민, 양도세 3억 아껴…김현아 "절세전략 충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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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뉴스1]

노 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뉴스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서울 반포 아파트도 처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오간다. ‘청주→반포’ 순서로 아파트를 매각한 탓에, 결과적으로 수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아끼게 됐다는 이유다. 통합당에서는 “이 와중에도 절세 전략에는 충실하다”(김현아 비대위원)며 공세를 펼쳤다.

실제 노 실장은 아파트 매각 순서를 ‘청주→반포’ 순으로 설정해, 3억원 이상의 양도세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 실장은 반포동 한신서래 아파트(46㎡)를 2006년 2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호가(11억원)대로 팔 경우, 8억2000만원 가량의 양도 차익이 발생한다. 청주 아파트를 매각하지 않은 다주택자 상태라면 8억2000만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42%+가산세)이 적용, 4억원 가량의 양도세를 내야할 걸로 추정된다.

반면, 청주아파트를 먼저 팔 경우 세금은 확 줄어든다. 청주아파트 시세차익(6000만원)에 대한 2000~3000만원 수준의 양도세를 내면 1주택자 혜택을 받고 반포 아파트를 팔 수 있어서다. 1주택자는 집을 팔 때 9억원까지 양도차익에 과세를 하지 않는다. 9억원 초과 상승분(2억원)에 대한 양도세도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아(14년 보유) 28%의 세율만 적용, 5600만원을 내면 된다.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대위원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대위원 [연합뉴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은 8일 페이스북글과 중앙일보와의 통화를 통해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절세 전략에 충실한 선택이다.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지 어떻게 아직도 계산만 하시나”고 꼬집었다. 반포집 매각 결정과 관련해서도 “청주집보다는 반포집이, 반포집 보다는 청와대가 낫다는 것”이라며 “설마 무주택자 자격으로 로또 청약을 기대하는 건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어 “삶은 소대가리가 하늘을 보고 웃겠다”며 정부 부동산 대책 전반을 비판했다. 그는 “두더지 잡기식 규제의 망치부터 내려놓아야 시장도, 국민도 진정이 된다. 집 가진 자와 없는 자, 비싼 집과 그렇지 않은 지역,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으로 나눠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고 분노를 유발하는 부동산 정치를 이제 멈추라”고 촉구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의 경질도 요구했다. 그는 “세율이 아니라 주무장관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문제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 노 실장도 물러나라.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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