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쓸수록 솟는 샘물"…성심리학자 홍성묵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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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만 튼튼하게 만드는 보약이 있습니까. 우리 몸 전체가 건강해야지 어느 한 부분만을 강화하는 정력제에 매달린다고 성기능이 강해지겠어요. "

지난해 국내에서 '사랑은 진할수록 아름답다' 는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 성건강센터 소장 홍성묵 박사(57.사진)가 휴가차 잠시 내한했다.

국제적인 성심리학자인 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인의 성행태는 꼬여도 한참 꼬여있다.

"서양에도 한국의 러브호텔과 같은 위크엔드 리조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부부들이 신혼 기분을 즐기기 위해 가는 곳이지 탈선장소는 아닙니다. " 해서 그가 제시하는 것은 러브호텔의 용도전환. 부부의 성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기능의 전문치료기관으로 바꾸자는 것.

서양인의 성은 문란한 것 같지만 개방적이고 솔직한 반면 한국인은 점잖으면서도 폐쇄적이고 부도덕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

"성트러블이 생기면 부부가 1주일에 몇천달러를 지불하면서까지 치료를 받으러 옵니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첫번째 과제는 다양한 자극을 통해 파트너의 느낌을 기록하고 성감대 지도를 만드는 것" 이라고.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하는 치료과정을 통해 부부의 애정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라는 것이다.

그의 비난은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을 먼저 선택하는 국내 의사들에게도 떨어진다.

"자궁내막증과 같은 수술을 하면서 성감대를 제거해버려 불감증환자를 만든다는 것" 이 그의 주장. 게다가 충분히 성생활을 할 수 있는 남성에게 성기확대술을 권하는 의료 풍조에 아연실색한다. 비아그라도 마찬가지다.

심리적인 의존성 때문에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해져 발기부전이 되는데도 성기능 만병통치약으로 홍보된다는 것이다.

"성기능에도 용불용설이 적용됩니다. 많이 쓸수록 건강해지는 법이죠. 외국의 경우 80대에서도 성생활이 가능한데 한국 부부들은 젊은 나이에도 섹스 빈도수가 턱없이 떨어집니다"

그가 권하는 성강화 운동은 조깅과 같은 유산소성 운동. 발기도 혈액이 혈관을 가득 채우는 원리이므로 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첫번째 관건이다.

다음은 케겔운동. 음경을 세우는 괄약근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운동으로 방법을 모르면 소변 끊어누기를 해 보라고 권한다.
하루 50회 정도면 음경혈류가 왕성해지고 지구력이 생겨 조루증과 발기장애를 극복한다.

여성의 경우 케겔운동은 질벽을 단단하게 만들고 애액을 풍부하게 해 폐경기 이후에도 건강한 섹스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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