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와 잠..꿈..그삼각관계

중앙일보

입력

Q : 안냥하세요 황세희 전문기자님..제가 건강에 관심이 많아-물론,제 건강입니다만..-신문에서의 그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에 항상 감탄을 하곤 한답니다... 저는 여대생이구요...예전부터 제게 나타나는 증상을 속시원하게 풀어보려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전 공포영화나 에쓰에프 장르 영화를 좋아하고 종종 보는데요,문제는 그런류의 영화나 비디오를 보고 나면 꼭 악몽을 꾼다는 것입니다.게다가 오늘 같은 경우에는 (새벽 1시쯤 잠이 들어서)오전 8시쯤,,,큰 개(삽살개)가 제게 자꾸 달려드는 모습이 보여 소리를 지르면서 깨어났답니다...한때는 밤중에 벌떡 일어나서 (아빠를 부르며) "아빠..저기 의자 밑에 강아지가 있어...어떻해,,"그런적도 있죠,,

기자님이 말씀하신,,야경증-----> 야경증은 1-12세사이에 많이 일어나는데 갑자기 공포스러워하면서 깨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잠이 든 후 30-120분 정도 경과한 후에 나타나며 1-10 분정도 지속이 됩니다. 심한 불안상태를 보이며 놀라는 표정, 동공확대, 식은 땀을 흘리고, 호흡이 빨라지며, 맥박도 빨라지는 등의 신체적이 증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혀 기억을 못하는 것이 특징적이기도 합니다. 원인은 수면 각성 사이클이 미성숙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악몽에 대한 기억도 생생하고 20세인 나이로 보아...해당되지는 않는것 같구요.. 도대체 어떤 증상이고 어떻게 나을수 있을까요....

여름때마다...밤에 악몽 걱정 하지 않고 편안하게...감상할 방법이 없을까요? 꼭 답변 부탁드림다...그럼..더위 조심하시길...

A : 꿈은 나이, 성별, 사회적 상황, 개인적 차이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전형적인 꿈의 내용은 추락하는 꿈과 공격당하거나 쫓기는 꿈이며, 특히 추락하는 꿈의 경우 놀랍게도 꿈꾸는 사람의 39%가 자신의 꿈에서의 결과를 조절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밖에 날아가는 꿈이나 알몸이 되는 꿈, 시험을 보는 것(특히 이해할수 없는 문제를 풀게 되거나, 필기도구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험시간이 부족하거나 통과하기 어려운 시험을 보거나 때로는 시험에 늦거나 시험장소를 못찾는 꿈), 발치하는 것 등이 흔한 꿈에 속합니다. 이렇듯 부정적이고 불쾌한 꿈이 긍정적인 꿈보다 훨씬 더 흔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꿈의 2/3가 불쾌한 꿈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쁜 내용의 꿈을 꾼다고 해서 그 결과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꿈속에서 괴로운 사건들에 관심을 둠으로써 실제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킬 기회를 증대시키게 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불쾌한 꿈의 정도를 넘어서는 악몽을 꾸는 경우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 급만성 스트레스 장애, 약물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고 나르코렙시 등과 같은 특정한 수면장애에서도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악몽은 질의하신대로 야경증과 감별하여야 하는데, 야경증은 꿈꾸는 수면중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깊은 수면(일명 서파수면, 혹은 3, 4단계 수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악몽과는 생리적 현상이 다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악몽은 REM(빠른 안구운동) 시기에 깨어났을 당시 불안을 동반하는 꿈으로서, 수면의 후기에 주로 나타나고, 꿈을 꾼 사람은 비교적 상세한 부분까지 기억해 낼수 있으며 불안이 증대된 상태에서 나타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꿈의 내용을 형성하는 것은 1)주간의 경험, 2)야간 수면중의 자극, 3)무의식적 갈등이며, 질의하신 내용은 주간에 무서운 영화를 본 것이 야간 수면에서 꿈의 재료가 되는 경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들을 연구한 Ernest Hartmann에 의하면 가장 흔한 악몽은 쫓기는 것으로, 어릴 때는 괴물 등이던 것이 어른이 되면서 알 수 없는 사람이거나 군중일 경우가 많고, 베트남 참전용사들은 그들이 겪었던 상황을 다시 경험하는 수가 많았다고 합니다. 학교나 일의 스트레스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악몽의 수가 늘어났고, 꿈을 상세히 보고할 수 있었고, 그 꿈들은 화려한 색깔이나 분명한 소리, 때로는 냄새가 동반되었다고 합니다.

또 주로 예술적인 일에 종사하고 있었고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계, 대인관계의 경계, 잠과 각성과의 경계가 불분명하며 더 예술적이고 자기자신과 다른 이에 대한 감정에 예민한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악몽에 대한 대처법은 신통한 것이 없지만, 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도록 북돋워주는 것, 예를 들면, 괴물이 뒤쫓아 오면 도리어 뚜렷이 그 괴물을 쳐다보도록 하거나 공동묘지에서 무언가를 만나는 꿈을 꾼다면 평소에 공동묘지에 가보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고대 안암병원 신경정신과 수면클리닉 김인교수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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