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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美대선 끝나면 어떤 합의도 없을 것…비핵화 외교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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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사랑하나'에 볼턴 "김정은이 크게 웃을 것"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 공개 후 첫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대선 이후 북한과 합의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끝났다"라고 선언했다.[유튜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 공개 후 첫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대선 이후 북한과 합의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끝났다"라고 선언했다.[유튜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전략적 실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엄청난 주목과 많은 것을 얻었지만, 미국 자체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단언하면서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공개 후 첫 공개 인터뷰에서 "미 대선 이후까지 북한과 어떤 합의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끝났다"라고 비핵화 외교의 종언을 선언했다.

"트럼프, 사진찍고 막대한 주목 얻어, #미국 자체는 아무 것도 얻은 게 없다 #앞으로 북한과 어떤 합의도 없을 것" #"미국위해 단임 대통령 되길 바란다" #회고록 공개 뒤 첫 인터뷰 낙선운동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밤 ABC방송에 출연해 『그 일이 있었던 방』에서 "우리가 첫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있을 때 그가 계속 반복해 한 말은 마지막 기자회견에 얼마나 많은 수가 참석할지 묻는 것이었다"며 "400~500명 정도일 숫자는 우리가 떠날 때 2000명 넘게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초점을 둔 건 북한 지도자와 만난 첫 미국 대통령으로서 갖게 될 엄청난 사진촬영 행사였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는 거기서 막대한 주목을 받았지만, 이것은 전략적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는 많은 걸 얻었지만, 미국 자체는 아무것도 얻는 게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독재자에게 훨씬 많은 정당성을 줬고 그들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의미 있는 논의를 향해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며 "북한은 30년째 이런 노선을 사용하는 데 미국 행정부는 연달아 속아 넘어갔다"라며 혹평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있었던 방'.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에 '미국에 먼저 정상회담을 초청하라'고 제안한게 자신이라고 '거의' 시인했다"며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2인이 함께 추는 춤)는 한국의 창작품"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있었던 방'.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에 '미국에 먼저 정상회담을 초청하라'고 제안한게 자신이라고 '거의' 시인했다"며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2인이 함께 추는 춤)는 한국의 창작품"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거꾸로 자신이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영상을 보여준 대로 합의가 무산된 2차 하노이 정상회담은 참모로서 제 역할을 한 성공 사례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가 2차 대전 종전과 함께 어떻게 분단됐는지 역사적 지식은 전혀 없고 행정부 밖의 비전문적 측근의 이야기에 의존한다는 비난한 데이어서다.

그는 "대통령에 본격적으로 수업하자는 식으로 하진 않았지만 몇번의 시도가 있었고 이따금 성공했다"며 "김정은과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세 차례 브리핑에서 북핵에 관해 원하는 종류의 합의를 얻지 못한다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는 게 전적으로 합리적이란 점을 완전히 이해했고 실제 하노이에서 꽤 적절하게 그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러브레터와 브로맨스(남자 사이 깊은 우정)를 이야기하는 데 실제 김정은이 그를 사랑하는 것 같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큰 웃음을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내가 방에 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비보도를 조건으로 편지를 언론에 보였는 데 사실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직원들이 쓴 것"이라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편지를 꺼내 보이고 있다. 오른쪽 뒤편에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앉아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편지를 꺼내 보이고 있다. 오른쪽 뒤편에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앉아 있다.[AP=연합뉴스]

그러면서 "대통령은 그것들은 깊은 우정의 증거로 보지만 설사 깊은 개인적 관계가 있더라도 김정은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고 미국의 국가안보 관점에 이것만이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볼턴은 이어 "미 대선 이후까지 북한과는 어떤 합의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끝났다"라고 북·미 외교의 종언을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의 북한과 합의할 능력을 "제로"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가 바보처럼 비칠 일은 할 수가 없다'고 반복하곤 했는 데 이는 공화당의 대규모 반발 위협 때문에 북한과 나쁜 거래에서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트럼프와 보좌관을 분열시킬 수 있으면 합의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겼다"며 "하지만 당시 보좌관은 나였고, 내가 떠난 후 지금도 역할을 수행할 다른 사람은 얼마든지 많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트럼프가 근본적으로 합의에 상응하는 대가에 무지한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그게 김정은을 실패하게 했고, 중국도 실패하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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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이날 "이 나라를 돌이킬 수 없는 악순환에 빠뜨리지 않도록 그가 단임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사실상 낙선 운동에도 나섰다. 그는 "우리는 1기(4년)는 극복할 수 있다. 보수 공화당(후보)이 선출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트럼프의 2기 연임이 더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재선한다면 중국에 대한 혹독한 비난 성명에서 중국과 거대한 무역협정의 유혹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그땐 거래의 조건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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