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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생명위독” 가짜뉴스로 26억 뜯어낸 도박사이트 조직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 생명 위독”“국내 우한폐렴 급속도 확산”“백두산 화산 대폭발” 등의 가짜뉴스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기도박사이트로 사람들을 유인한 피의자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이미지. 뉴시스

경찰 이미지. 뉴시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22일 사기도박사이트 조직원 4명을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거해 지난 19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문자 발송과 회원 관리 업무 등을 맡은 A씨(33)와 B씨(23)는 구속됐다. 사이트 개설을 도운 C씨(55)는 불구속 송치됐다. 사이트 홍보 업무 등을 맡은 D 씨(23)는 군 복무 중인 사실이 확인돼 군검찰로 사건이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짜뉴스 문자메시지 63만 건을 발송해 사기도박사이트 접속을 유도했다.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도박 자금을 입금하게 하고 출금 요청을 할 경우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런 수법으로 총 26명으로부터 26억원을 받아냈다. 피해자 가운데에는 2주 동안 9회에 걸쳐 총 2억 6000만원을 송금한 사람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주로 30~40대 여성과 50~60대 남성이 많았다”고 밝혔다.

전체 문자메시지의 60%는 “수익 300% 원금 미손실” 등 재테크 관련 내용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피습 영상 보러 가기”“코로나 전염병 환자 휴게소에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미국-이란 결국 전쟁 발발” 등 가짜뉴스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하루에 3명밖에 가입을 안 하는 등 도박사이트 운영만으로는 돈을 벌기에 힘들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개설한 사기도박 관련 사이트 167개를 삭제 조치했다. 이들의 주거지 금고에서 현금 8000만원을 압수하고 자금 추적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송자가 확인되지 않은 문자메시지를 클릭할 경우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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