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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벨루가' 학대 논란···20만원에 서핑처럼 타고 놀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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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가(흰고래)의 등에 직접 타는 돌고래 타기 프로그램 홍보 사진. 사진 거제 씨월드 홈페이지 캡처

벨루가(흰고래)의 등에 직접 타는 돌고래 타기 프로그램 홍보 사진. 사진 거제 씨월드 홈페이지 캡처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인 '거제 씨월드'에서 멸종위기 돌고래의 등 위에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물 학대 논란을 비롯해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8일 '멸종위기 돌고래를 서핑보드처럼 타고 놀게 하고 돈을 받는 행위, 과연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벨루가(흰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근접종로 지정한 야생 해양포유류"라며 "멸종위기종인 벨루가를 놀이동산의 탈 것(기구)처럼 '이용권'의 이름을 붙여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어 "이 업체는 돈을 더 벌기 위해 돌고래를 쉬지도 못하게 야간 연장 체험을 시키는 등 혹사해 문제가 된 적도 있다"면서 "이 잔인한 행위가 몇 년 간이나 지속되었다는 사실에도 더 할 말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라져 보지 못하는 돌고래 타고 놀기. 과연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레크리에이션 시설이여야 하나"면서 "전 국민의 안타까움을 부디 이 잔인한 동물체험을 멈추게 함으로서 진정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인 19일 오후 7시 기준 2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실제로 거제 씨월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돌고래와 벨루가를 모두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 이라는 문구로 이른바 'VIP 라이드 체험'을 홍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회당 20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프로그램 이용객들은 벨루가와 돌고래에 직접 타고 수영장을 돌며 사진 촬영도 한다.

한편 이번에 논란이 된 거제씨월드에서 2014년 4월에 개장한 이후로 2017년까지 돌고래 6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 학대 논란이 재점화됐다. 네티즌과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서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 폐지와 더불어 돌고래의 수입과 사육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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