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절반 못 미친 '빈 블록'... BTC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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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더블록이 2020년 5월까지 채굴된 빈 블록은 총 71개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에 해당된다. 빈 블록은 트랜잭션 기록없이 채굴 보상만 얻게 되는 형태의 블록을 의미한다. 빈 블록 자체가 좋고 나쁨을 말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다만 과도한 빈 블록 생성은 네트워크 공격 등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

#빈 블록 감소 현상, 나쁠 건 없다

빈 블록의 역사는 채굴자와 연관이 깊다. 블록 검증 행위 자체를 채굴자들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 블록 문제 역시 채굴자들이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채굴풀을 비롯해 높은 해시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진영에서 빈 블록을 의도적으로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8년 비트코인SV 진영과 비트코인 ABC 진영의 갈등 당시 이러한 현상이 실제로 언급되기도 했다. 비트코인SV 진영이 해시파워 우위를 이용해 비트코인 ABC에 고의적인 빈 블록을 생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격을 받은 쪽의 원활한 블록 검증 및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PoW(작업증명) 방식의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오래전부터 고의적인 빈 블록 생성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를 시행해왔다.

#채굴 난이도 상승이 원인?

빈 블록 감소를 위한 가장 일반적인 조치는 채굴 난이도 상승이다. 채굴 난이도 상승의 본질이 빈 블록 감소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빈 블록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블록 생성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될수록 빈 블록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 생성이 빨리 된다는 것 자체가 트랜잭션 기록을 담을 여유가 그만큼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채굴 난이도를 올리면 기존 환경에 비해 채굴자들의 블록 생성 속도도 그만큼 느려질 수밖에 없다. 곧, 트랜잭션 기록이 없는 빈 블록이 나올 확률도 낮아지게 된다.

#채굴 보상액이 절반으로 줄어서?

지난 5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보상액이 절반으로 줄어서 채굴풀이 빈 블록을 채굴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채굴자들의 보상 구조에는 채굴 보상액뿐만 아니라 트랜잭션 수수료도 포함되는데, 트랜잭션 수수료 없이 절반으로 떨어진 보상액만 존재하는 빈 블록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채굴 장비가 개선됐다

채굴 장비의 성능 향상도 빈 블록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채굴기 성능이 향상될 시, 해시파워의 증가로 채굴 난이도가 올라가도 빈 블록이 그대로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채굴자들은 블록 검증을 위해 이전 거래기록을 다운받는 등의 절차를 밟는다. 해당 작업이 오래 걸리면 트랜잭션 기록이 블록에 저장되는 시간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채굴기 성능이 올라가면 이러한 다운로드 시간이 단축될 수 있어 빈 블록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 찾기는 어려워

다만 지목된 여러 현상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빈 블록 감소의 정확한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2020년들어 트랜잭션 수수료가 올라가면서 빈 블록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으나, 더 블록 애널리스트 스티븐 정(Steven Zheng)에 따르면 전년 대비 2020년 트랜잭션 수수료는 거의 차이가 없다. 분석에 의하면 2020년 5월까지의 트랜잭션 수수료 규모는 5770만 달러, 같은 기간 2019년 트랜잭션 수수료 규모는 5720만 달러다. 지난해에 비해 수수료 수익이 높아서 빈 블록이 줄었다고 하기엔 차이가 거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채굴기 성능 향상으로 인한 빈 블록 감소도 노드마다 조건과 지연 시간이 달라서 실제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결국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빈 블록 감소 현상이 일어났다고 봐야 한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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