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2 우한 우려" 美 재확산···전세계 곳곳 2차 파고 경고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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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미국 주요 주(州)에서 하루 수천 명의 환자가 쏟아진다. 사실상 종식을 앞뒀던 중국에서는 두 달 만에 베이징에서 환자가 나오며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과 인도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속출한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800만명 육박 #한국은 이번주 수도권 확산세가 분수령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경고한다.

中서 “제2의 우한 우려”…美서도 재확산  

1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에만 중국에서 환자 49명이 나왔다. 36명은 베이징에서 발생했다. 베이징에선 지난 11일 환자 한명을 시작으로 나흘 만에 누적 환자가 80명을 넘어섰다. 홍콩대 벤 카울링 교수는 “2차 파동의 시작”이라며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중국 광안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지인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 방문자를 검사하기 위해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중국 광안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지인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 방문자를 검사하기 위해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강상태였던 미국 주요 주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22개 주에서 일일 신규 환자가 증가 추세다.

NYT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플로리다주는 최근 일주일간 하루 빼고 일일 신규환자가 1000명 이상 나왔다. 애리조나주에서도 12일 하루에만 16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했다. 텍사스주에서는 2000여명이 코로나로 입원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4개 주에서 2차 유행이 닥쳐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인도·러시아 등에서도 확진자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누적 환자는 미국에 이은 2위로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인도에서도 지난달 초 하루 300~400명 수준이던 신규환자가 최근 2000명 이상으로 폭증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5일 오후(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 확진자는 799만6953명으로 800만명에 육박한다.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 4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해당 센터의 1층 작업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 4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해당 센터의 1층 작업장의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위험도 상승”…이번 주 확산 분수령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사그라지지 않으며 매일 30~50명의 신규환자가 나오고 있다. 15일에도 지역감염 24명 중 2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날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위험도는 5월 29일 이후 강화된 방역조치에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수도권 집단감염은 경기도 쿠팡 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관악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를 거쳐 탁구장과 요양시설, 어학원, 헬스클럽까지 번진 상태다. 15일엔 서울 송파구 동남권 물류단지 안에 있는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와 또 다른 집단감염 우려가 커졌다.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5월31일~6월13일)간 해외 유입을 제외하고 수도권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환자는 하루 평균 36.5명에 달한다. 이전 2주(20.4명)와 비교했을 때 약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윤 반장은 “1주 단위로 분석해 보면 수도권 지역사회 감염 기준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가 5월 24~30일 30.6명, 6월 7~13일 40.3명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 “빠른 전파속도를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다”며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번 주가 수도권 지역 확산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행한 강화된 방역조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돼서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가) 수도권의 방역조치를 강화한 것들이 어느 정도 유효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더 위험해진다면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조절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유행 가능성” 경고 

전문가들은 “코로나 종식은 아직 멀었다”고 경고한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2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코로나 대응을 담당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9일 미국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지는 데에 불과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제 시작 단계다. 종식되려면 아직 멀었을 것”이라 진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2차 대유행 가능성을 우려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바이러스는 이제 막 활동하기 시작했고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각국에서 이처럼 2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건 봉쇄 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전역에서 (봉쇄를 끝내고) 개방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고 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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