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3분기 연속 적자…마힌드라 “새 투자자 모색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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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마힌드라. [연합뉴스]

마힌드라. [연합뉴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사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1분기 순손실이 1935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는 마힌드라 경영진의 발언을 “쌍용차 경영 포기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업계 “사실상 경영포기 선언” #협력업체 포함 1만여 명 비상

쌍용차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현재의 경영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는 그 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더 악화한 건 사실”이라며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공고가 나면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마힌드라가 손을 떼면 쌍용차 직원 5000명을 포함해 부품 협력업체까지 약 1만 명의 고용이 위협받는다. 당장 쌍용차는 다음달 산업은행에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쌍용차는 2009년 파업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 인력 감축에 대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과 달리 쌍용차는 정부 지원의 마땅한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게 딜레마”라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원을 전제로 구조조정·정상화 계획을 요구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금 내놓을 답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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