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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뉴욕증시 뒤흔든 Fed 결정, 그래픽으로 뜯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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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 발언과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 앞으로 3년간 '공짜 돈'의 시대가 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롬 파월 Fed 의장 발언과 기준 금리 추이 그래픽. 앞으로 3년간 '공짜 돈'의 시대가 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알아야 번다. 동학 개미도 예외가 아니다. 아는 게 쉽진 않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양적완화(QE), 국채금리상한제(YCC) 등 알쏭달쏭 용어들이 난무한다. 그래서 ‘묻지마 투자’만 한다면? 남는 건 빨간색이 난무하는 ‘주식 텅장(텅빈 통장)’ 뿐. 마침 Fed가 10일(현지시간)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 이 결정에 뉴욕증시는 11일 추락의 날개를 달았다. 다우지수가 6.90% 하락한 2만5128.17로 거래를 마감했다. 모든 것은 연결돼있다. Fed의 결정은 태평양 건너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픽으로 알아보고 월요일 개장에 대비하자.

① 미국, 2022년까지 제로금리  

한국은행도 그렇듯 중앙은행인 Fed의 주무기는 기준금리 조정이다. 금리를 조정해서 시중에 돈이 흘러다니는 규모를 조정하는 것. 그런데 Fed는 9~10일(현지시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2022년까지 금리를 기존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

② FOMC가 뭔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약자. Fed 의장이 6주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정례 회의로, 미국 전역의 Fed 산하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수장 중 9명이 모여서 통화 정책을 결정한다. 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격이다.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의 FOMC 회의 모습. 회의 자체는 비공개다. 회의 후 보고서를 내고, 결과를 의장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한다. [위키피디아]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의 FOMC 회의 모습. 회의 자체는 비공개다. 회의 후 보고서를 내고, 결과를 의장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한다. [위키피디아]

한 가지 포인트. 이번 FOMC엔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도 참여했는데, 경기 전망에 있어서 파월 의장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FOMC에서 논의된 제로 금리 유지 기조엔 참석자 모두 만장일치. 다음 그래픽을 보면 올해와 내년까지는 금리를 제로 수준에 동결하자는 데 모든 위원들이 찬성했다.

FOMC 만장일치 ‘제로금리 유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FOMC 만장일치 ‘제로금리 유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각각의 파란 점이 참석자들이 바람직하다고 본 기준금리다, 2020년과 2021년은 모두 한 곳, 기존과 같은 0.00~0.25%에 찍혀 있다. 2022년엔 점 2개가 더 높은 곳에 찍혀있는데, 이는 참석자 중 2명이 2022년부터는 기준금리를 높여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바꾸어 말하면, 나머지 대다수는 2022년 이후에도 제로 금리를 지지한다는 뜻이 된다. 일각에서 “제로 금리가 3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점치는 이유다. 장기전망으론 다들 2.0% 이상을 찍은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건물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건물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③제로금리, 왜 중요한가

말 그대로 금리가 0이다. 금리가 뭔가. 금리는 돈의 가치다. 그 돈을 빌리는 데 얼마의 돈을 내야하는지가 금리이기 때문. 『금리는 주식시장의 미래를 알고 있다』(메이트북스)를 쓴 정웅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팀 심사역은 이렇게 적었다.

“금융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인 금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금리는 현대 금융시장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금리를 0으로 낮췄다는 것은 돈의 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리고, 돈을 흔하게 만들겠다는 Fed의 의지다.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리뷰가 이날 Fed의 결정을 두고 “공짜 돈의 시대가 열렸다”고 평한 데는 이유가 있다.

④YCC는 또 뭔데?  

파월 의장이 FOMC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YCC라는 걸 언급했다. 일단 YCC가 뭔지 풀어보자.

파월 의장이 언급한 YCC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파월 의장이 언급한 YCC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YCC는 금리가 이상 급등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비상대책이다. YCC는 미국이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고안했다.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 자금을 융통하되, 장기채 금리는 2.5%로 고정시켰던 고육책이다. 현 시점에서 YCC 카드까지 꺼내야 한다면 Fed가 경제 상황을 꽤나 심각하게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FOMC에서 YCC가 주목받았던 이유다.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YCC가 과거 어떤 효과를 냈는지 브리핑을 받았다. 앞으로 FOMC 회의에서 토론을 계속하겠다.”

파월 의장은 “브리핑을 받았다”고 피동 표현을 썼지만 그 브리핑을 하도록 지시한 건 파월 의장 본인일수밖에 없다. YCC를 유력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이유다.

⑤200억 달러, 9.3%, -6.5%  

마지막으로 몇 가지 숫자를 살펴보자. 먼저, 200억 달러. FT가 추산한 금액인데, Fed가 매주 사들이고 있는 국채 금액 규모다. 매주 한국 원화로 23조7880억원에 달하는 돈을 Fed가 풀고 있는 셈이다. 시중 유동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파월 의장 및 Fed 위원들의 말이 행동으로 옮겨진 결과다.

숫자로 본 미국 경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숫자로 본 미국 경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FOMC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 실업률과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내놓았다. 올해는 미국 경제가 -6.5%로 역성장하겠지만, 내년은 5% 가량으로 플러스 성장률로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게 FOMC의 중지였다. 실업률 역시 장밋빛에 가까웠다. 올해는 9.3%의 실업률을 기록하겠지만 내년엔 6.5%, 내후년엔 5.5%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낙관은 그러나 이르다. 파월 의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 수준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제 회복이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란 전반적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경제의 장기적 피해 문제”라며 “지난 몇 개월간은 잘해왔지만 문제는 일자리에 신속하게 복귀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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