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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23만명, 지난해 은행서 평균금리 7% '새희망홀씨'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A씨는 인테리어 소품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자녀 3명에 시부모까지 모시느라 늘 생활비에 쪼들린다. 생활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A씨는 지난해 여러 금융회사를 돌아다니며 대출을 알아봤다. 하지만 소득도, 신용등급도 낮은 A씨에게 대출을 내주겠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B은행을 찾게 된 A씨. '이번에도 거절되면 카드론을 쓸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은행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직원으로부터 '새희망홀씨'를 권유받았다. 다자녀·시부모를 부양하는 어려운 형편까지 인정받은 덕분에 추가 금리인하 혜택을 보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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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만 A씨와 비슷한 사정을 가진 사람 23만명이 새희망홀씨 혜택을 누렸다. 새희망홀씨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면서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민 맞춤형 은행 대출 상품이다. 최대 5년간 3000만원을 연 10.5% 이하 금리로 대출해준다. 성실상환자, 사회적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권자, 한부모가정, 다자녀가정, 다문화가정, 만 60세 이상 부모부양자, 청년층, 고령자, 장애인) 등에는 우대 금리도 제공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은행권 전체의 새희망홀씨 공급실적이 3조75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1억원(2.6%)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당초 공급 목표였던 3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113.8%의 달성률을 보였다.

지난해 새희망홀씨 대출을 지원받은 이는 23만명에 달했다. 이중 저신용자(신용등급 7등급 이하) 또는 저소득자(연소득 3000만원 이하 ) 대출 비중은 92.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저신용·저소득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계층에게 은행을 통한 금융 애로 해소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2010년 상품 출시 이후 총 183만명이 새희망홀씨 대출을 받았다.

새희망홀씨 실적. 금융감독원

새희망홀씨 실적. 금융감독원

은행별로는 신한(6370억원), 우리(6160억원), 국민 (5779억원), 하나(5505억원), 농협(5346억원) 등 상위 5개 은행이 지난해 새희망홀씨 전체 실적의 77.6%를 책임졌다. 지난해 신규 취급분의 평균금리는 연 7.01%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하락 추세를 반영한 결과기도 하지만,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 하락폭(0.3%포인트)의 두배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새희망홀씨 대출금리가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 상품 금리와의 격차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올해 새희망홀씨 공급게획을 지난해보다 1000억원 증가한 3조4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에게 새희망홀씨 대출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하겠다"며 "특히 매출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자금이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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