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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패싱'하고 회고록 내는 볼턴… 트럼프 재선에 또다른 '뇌관'되나

중앙일보

입력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9월 30일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사임 이후 첫 공개 발언을 했다.[이광조 JTBC 기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9월 30일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사임 이후 첫 공개 발언을 했다.[이광조 JTBC 기자]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의 반대에도 회고록 출판을 강행하고 나섰다.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까지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위 사태에 전직 고위 관료와 공화당 출신 거물들이 잇따라 트럼프에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11월 대선의 또 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대북강경파' 존 볼턴, 회고록 출판 강행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 #백악관은 기밀 이유로 승인 불허 입장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을 오는 23일 출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볼턴은 책을 홍보하기 위한 방송 출연까지 계획하고 있다. 2018년 4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볼턴은 대북 강경 정책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지난해 9월 경질됐다.

WP에 따르면 592쪽 분량인 회고록에는 북한·이란과 관련된 민감한 외교 정책에서부터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 백악관 내부의 생리까지 신랄하게 묘사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들은 볼턴이 이 책을 통해 역대 고위 관료 출신으로는 백악관을 가장 구체적으로 비판했다고 WP에 전했다.

볼턴의 회고록은 이미 지난 1월 중순 뉴욕타임스(NYT) 등을 통해 내용의 일부가 흘러나오며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당시 NYT 보도에 따르면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할 때까지 원조를 보류하겠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갔다. 또 볼턴은 책에 “트럼프 대통령이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독재자에게 호의를 베풀었다”는 불만도 쏟아냈다.

볼턴은 지난 12월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원고를 제출했지만, 백악관은 기밀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볼턴의 회고록 출판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볼턴은 회고록에서 모든 기밀 자료를 뺐다고 주장하며 백악관의 승인 없이도 출판할 예정이라고 WP는 보도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이 끝날 때까지 회고록을 출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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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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