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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두달 반 만에 2000 탈환…“하반기 2300 간다” 전망도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 지수가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지수도 720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이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을 넘은 건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두 달 반 만이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였다. 개인 투자자가 4805억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억원, 3416억원가량 사들이며 '쌍끌이 장'을 연출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빨간불(상승 의미)'이었다. 삼성전자가 0.82% 올랐고 LG화학(6.29%)과 삼성SDI(11.49%)가 2차전지 시장 성장에 따른 기대에 급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8% 상승한 729.11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5일(729.60) 이후 1년여 만에 최고 기록이다. 나흘째 이어졌던 원화값 하락세도 멈췄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9.9원(0.8%) 오른(환율은 하락) 1234.3원에 거래를 마쳤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2029.7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2029.7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세계 곳곳에서 불어온 훈풍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유럽 각국이 봉쇄 조치를 속속 푼 덕에 25일(현지시간) 독일(2.87%)과 프랑스(2.15%) 등 유럽 주요 증시가 올랐다. 이날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뉴욕증시 선물도 장중 2% 안팎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는 아시아 전체로 퍼졌다. 26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2.55% 올랐고 홍콩 항셍지수도 2% 안팎 상승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독일과 영국이 경제 셧다운(봉쇄) 완화를 발표하고, 일본도 긴급조치를 해제하는 등 글로벌 주요국의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세계 증시의 강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긍정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SK증권은 코스피가 하반기에 230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당분간 발표될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이는 증시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하락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메리츠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각각 2250, 2150으로 잡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적정 가치)이 먼저 팽창되고, 기업이익 같은 실물 지표 개선이 뒤따르는 패턴이 하반기 이후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2000선에 안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세계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안착을 위해선 미·중 마찰 완화가 필요하다"며 "미·중 마찰이 일부 기업 규제뿐 아니라 관세 부과 등으로 확전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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