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중독 증상과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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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꽃게에 이어 복어에서도 납이 발견됨으로써 중금속 중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몸에 들어온 중금속은 종류에 상관없이 반감기가 수십년에 달한다.

실제로 납만 하더라도 몸에 들어온 납의 절반이 배설되는데 15~20년이 걸려 평생 몸에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다.

중금속에 조금씩이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납은 통상 성인은 최소 혈중 허용농도가 40㎍/㎗이하라야 하며, 어린이는 15㎍/㎗의 미량에서도 중독증상을 일으킨다.

납에 중독되면 혈구를 만드는 효소가 억제돼 빈혈이 생기며 신경계의 이상도 초래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록호교수는 "이밖에도 인체에 들어온 납은 어린이의 지능(IQ) 을 떨어뜨리고, 임산부는 태아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며, 성인은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설명했다.

만일 납덩어리를 잘못해 입으로 씹으면 곧바로 팔다리 마비.경기.복통 등 여러가지 급성중독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대의대 소아신장학 하일수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다량의 납이 인체에 들어오면 급성신부전에 빠질 수 있다" 고 설명한다.

급성중독보다 흔한 현상은 장기간 섭취해서 생기는 만성중독. 특히 납은 섭씨1백도 이상 끓으면 표면 분자운동이 증가해 납섭취량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수은도 대표적인 중독을 일으키는 중금속 중에 하나다. 수은을 방류한 공장주변 어민들에게서 뇌와 신장 중독을 일으킨 일본의 미나마타병이 대표적인 예다.

수은은 호흡기를 통해 잘 흡수되는 게 특징. 김교수는 "폐기물을 방류하는 제련소 등 공단 주변에서 오염 가능성이 높다" 며 "낮은 농도라도 미생물에 의해 흡수돼 먹이사슬의 여러단계를 거쳐 인체에 들어오면 오염 농도가 증가해 중독을 일으킨다" 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산일지라도 위험 지역 해산물일 경우 중금속 중독 정도를 정밀조사한 뒤 허용량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

예컨대 미국은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비스페닐이 많이 배출되는 온타리오주 주변의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은 1년에 열마리 이하로 먹도록 제한하고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김대중교수는 "성인은 성분미상의 약재에 포함된 중금속을 계속 복용해 몸에 축적되면서 만성신부전에 빠지기도 한다" 고 설명한다.

수입식품에 대한 철저한 유통관리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품을 여러부처에서 관리하고 있다.

예컨대 검역만 하더라도 수산물은 해양수산부 소속의 수산물 검역소에서, 농산물은 농림부 산하 농산물 검역소에서 시행한다.

또 농약검사는 식약청에서 농산물 종류에 따라 달라 쌀은 25종, 밀은 20종의 검사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권기성 연구관은 "국내산은 생산 지역이 다양해 일정한 시기에 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거나 수시로 수거해서 하는데 콩나물.두부 등 소비가 많은 다소비식품은 1년에 두번 정도 한다" 고 현황을 밝힌다.

장난감도 요주의 대상이다. 김록호교수는 "흰색이나 빨강 페인트엔 납이, 노란페인트에는 카드뮴이, 주황색 페인트엔 크롬이 포함돼 있다" 고 설명한다.

따라서 장난감을 입으로 잘 가져가는 연령의 아이라면 페인트칠이 된 장난감은 주지 말아야 한다.

김치독 등을 반짝거리게 하는 유약도 납이 포함돼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할 것. 캔의 경우 알루미늄캔은 안전하나 일부 후진국에서 수입된 통조림은 납으로 용접된 캔 을 사용하므로 피해야 한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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