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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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사란?

흔히 딸기코라고 불리는 주사(Rosacea)는 20~40대에 시작되는 만성 질환으로, 얼굴에 생기는 여드름과 유사하다. 주로 코와 뺨.이마.턱 등 얼굴의 중심 부위에서 붉은 기운이 돌거나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으로 시작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식 병이 진행되면서 붉은 기운이 더욱 뚜렷해진다. 심하면 여드름 같은 구진.농포가 발생하며, 뺨이나 코 주위의 혈관들이 늘어나 마치 거미줄 또는 지렁이 모양으로 관찰되기도 한다. 주사가 오래되면 코 하반부 조직의 과다한 증식으로 인해 코가 점점 커지고 붉어져서 딸기코(비류,rhinophyma)모양으로 변한다.

주사는 아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기는 어렵다. 불행히도 많은 환자들이 주사가 나타나면 일광 화상이나 안색의 변화 또는 여드름 정도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대상

주사는 주로 성인에게 찾아오는 피부 질환이다. 백인한테서 다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동양인이나 흑인한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1% 정도인 50여만 명이 주사 환자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사 환자들의 증상은 외국인 환자들의 증상과 약간 다르다. 얼굴의 홍반은 외국인 환자보다 많이 관찰되는 반면 구진.농포.딸기코 같은 증상은 외국인 환자보다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인은 백인보다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풍부하여 햇빛에 의한 피부 결체조직의 변성이 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대부분의 주사 환자는 보통 사람보다 쉽게 그리고 자주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때때로 ´혈색이 좋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졌다고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주사는 남성보다 여성한테서 많이 발생하는 편이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는 오히려 남자들에게 많다.

▣ 원인과 치료

주사의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률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예부터 위장 장애, 자극적인 음식물, 심리적인 요인, 세균 감염, 기후의 변화등이 원인 또는 악화 요인이라고 알려져왔다.

주사가 생기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주사는 여드름을 쉽게 오해할 수 있는 피부 질환이라서 의사의 처방없이 함부로 여드름약을 사용하면 건조하고 민감해진 피부에 자극을 주어 주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주사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약품들은 주로 얼굴의 홍반을 조절하고 구진이나 농포의 수를 줄여주는 구실을 한다. 항생제의 경구 및 국소 투여가 많이 시행되고, 대부분 효과를 보려면 몇 주 동안 기다려야 한다. 또한 증상이 없어진 이후에도 주사를 지속적으로 조절하려면 약물을 계속 투여해야 한다.

안면 홍조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조절하면 주사의 악화 혈관 확장 등을 예방 할 수 있으나, 일단 혈관이 확장되면 메이크업으로 감추거나 레이저로 제거할 수밖에 없다. 딸기코는 수술 요법이나 레이저 등으로 치료한다.

주사는 치료하면 그 증상들을 경감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 치료해야 혈관 확장이나 비류 같은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그만큼 치료도 힘들어진다.

▣ 피부관리

주사 환자는 피부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뜨거운 욕탕이나 사우나는 피해야 한다. 얼굴에 수증기를 쏘이거나 일광욕, 얼굴의 때를 미는 행위도 붉은 피부를 더욱 붉게 하는 요인이다. 얼굴 마사지도 얼굴 피부에 기계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차고 건조한 바람을 많이 쏘여도 모세혈관이 약해진다. 봄이나 겨울에는 특히 증세가 심해지므로, 피부가 적당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로션이나 크림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세안을 할 때는 뜨거운 물은 절대 피한다. 처음에는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다음 찬물로 헹구면 피부가 탄력을 갖게 되고, 혈관도 탄력적이 된다. 비누 세안제는 순한 제품만 써야 하며 알코올이나 자극 성분이 첨가된 제품은 피한다.

세안하고 나면 먼저 치료약을 바른다. 약이 어느정도 마르면 스킨로션을 바른다. 또한 잠시라도 햇빛을 쏘일 일이 생기면 일광차단지수(SPF)15 이상인 일광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주사 환자의 반수 이상은 자신의 피부가 화장품에 민감하다고 말한다. 여성 환자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스트린젠트 로션과 토너이며, 그밖에 비누, 각질 제거제, 메이크업, 향수, 스킨로션, 헤어 스프레이, 샴푸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환자에게는 애프터 셰이브 로션이 가장 문제가 되며, 비누,향수,일광 차단제 등도 주사를 악화시킨다고 하였다. 화장품 성분 가운데 피부에 자극을 가장 많이 주는 성분은 알코올이며, 조롱나무 잎(witch hazel), 향료, 멘톨, 페퍼민트, 유칼리유등도 피부에 자극을 준다.

따라서 주사 환자는 화장품을 고를 때 이 같은 성분이 첨가되었는지 확인하고 나서 자기 피부에 알맞은 화장품을 골라 써야만 주사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을 고를 때는 제품포장에 ´비면포성(외국 제품에는 ´noncomedogenic´으로 표기)´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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