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고용 지표 나온 날,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성과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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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공적이전소득 강화를 통해 가계소득과 소비가 뚜렷하게 늘고 소득분배가 개선되는 성과가 확인됐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대통령 직속 기구인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의 홍장표 위원장이 13일 '소득주도성장, 3년의 성과와 2년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마침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고용 시장의 시계가 외환위기 당시로 후퇴한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 효과를 내세우는 게 시의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위원장은 이날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통해 미·중 무역분쟁과 교역둔화 등 악화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성장률 급락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주요 쟁점인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근로시간 감소에 일부 영향이 있었지만, 일자리 수가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했다"며 "저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소득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주현 소위원장(시장소득개선 분야)은 "공공부문 일자리, 청년 일자리 대책 등에 힘입어 취업자 수와 고용률 등의 고용지표에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7년 66.6%였던 고용률이 지난해 66.8%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해 고용 지표는 분석에 반영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 극복 해법에 대해 홍 위원장은 소주성의 강화를 들었다. 그는 "재난구제(Relief)·내수회복(Recovery)·제도개혁(Reform)의 3R을 중심으로 하는 소득주도성장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확장 재정을 통한 고용 및 생활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는 소득주도성장의 재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용 수치는 홍 위원장이 말한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6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여파가 미쳤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 19에 가려졌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며 "현실에 걸맞지 않게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 지난 정책의 과오를 성찰할 때"라고 지적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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