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어 광주에서도···'전두환 동상' 보름만에 또 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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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구속촉구 동상'이 광주광역시에 설치된 지 약 보름 만에 또 파손됐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다가 시민 손에 의해 2주 만에 파손됐었다.

지난달 광주지법 출석일 맞춰 광주로 옮겨져 #옛 전남도청 설치된 뒤 머리 부분 파손돼

13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전두환 구속촉구 동상'의 머리 부분이 파손돼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13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전두환 구속촉구 동상'의 머리 부분이 파손돼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옛 전남도청 복원 지킴이 어머니들에 따르면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전두환 동상의 머리 부분이 부서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 동상은 자물쇠가 잠긴 쇠창살 조형물 내부에 설치됐지만, 전두환 동상을 보고 분노한 시민이 부순 것으로 추정된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해 12월 12일 12·12 군사반란 4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첫 설치 됐다. 5·18단체 등은 전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쇠창살 안에 갇혀 군복을 입은 채 오랏줄에 묶여 무릎을 꿇고 있는 형태로 동상을 제작했다.

 5월 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파손된 뒤 경기도 이천에 거주하는 원작자의 공방에 보관 중이던 전두환 동상을 수리한 뒤 지난달 27일 광주로 가져왔었다. 지난달 27일은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 출석한 날이다.

 5월 단체 등은 광주지법에 도착한 전 전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동상을 때리는 퍼포먼스도 했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달 27일 이후 1980년 5·18 당시 역사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 앞에 설치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열린 지난달 27일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5·18유족들이 이른바 '전두환 구속 동상'을 때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열린 지난달 27일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5·18유족들이 이른바 '전두환 구속 동상'을 때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5월 단체들은 전두환 동상을 다시 수리할지 검토 중이다. 5월 단체 관계자는 "오늘 처음으로 전두환 동상이 파손된 것을 확인하고 원작자에게 수리가 가능한지 문의해 둔 상태"라며 "전두환 동상이 시민의 손에 닿기 어렵게 위치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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