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비판에···정의기억연대 "나이 많으셔서···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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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7일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한 데 대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을 접한 한 사무총장은 "할머니께서 나이가 많으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심신이 취약해지신 상태"라며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는 가족같이 이어온 세월이 30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운한 것도 있고 오해도 있고 기억이 왜곡되는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주도한 측이 정의기억연대 측에 악감정을 갖고 할머니를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할머니의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한 측이 "보상을 앞세우는 입장이라 피해자 인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와 대립했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이 할머니가 지적한 성금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성금을 전달받으면 홈페이지나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피해자 지원뿐 아니라 쉼터 제공, 박물관, 책자발간 등에 다 후원금이 쓰였다"고 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향한 이 할머니의 비판을 두고는 "할머니의 첫 신고 전화를 받은 것도 윤미향이고, 할머니와 30년 함께 다닌 것도 윤미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미향 전 이사장에게 '지지하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하시던 것도 이 할머니셨는데, 당선되니 '버리고 가는 거야'하며 사랑을 배신당하는 것처럼 느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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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무총장은 "저희에게 이용수 할머니는 굉장히 상징적이고 소중한 분이다. 저희가 이 작은 일로 크게 상처받거나 하진 않겠지만, 일본의 극우세력 분들이 있어서 걱정된다"며 "내일도 어버이날이라 찾아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이 할머니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며 작심 비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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