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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눈?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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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를 착용하며 애를 먹고 있다. 머리에 써보고 눈에 쓴 뒤 겨우 코와 입을 가리는데 성공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를 착용하며 애를 먹고 있다. 머리에 써보고 눈에 쓴 뒤 겨우 코와 입을 가리는데 성공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훗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운 이 시대를 돌이킬 때 언급될 상징적인 단어 중 하나는 마스크일 터다. 마스크가 익숙한 한국·중국 등과 달리 서구 등지에서 마스크는 낯선 물품.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벨기에에서 코엔 긴스 부총리가 마스크를 쓰느라 고군분투 중인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마스크 웃음거리 된 벨기에 부총리 #미착용 벌금 33만원인데 쓸 줄 몰라 #“정부 코로나 대응 보여줘” 비난 빗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매체 브뤼셀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 일은 긴스 부총리가 자원봉사자들이 수제 마스크를 만드는 작업장을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 긴스 부총리는 이 작업장에서 만든 마스크를 써 보이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신문물을 접한 사람처럼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이번엔 마스크로 눈을 가렸다. 그는 마스크를 힘겹게 끌어내려 코와 입을 가리는 데 겨우 성공했다. 외신은 긴스 부총리가 마스크를 처음 써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벨기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4일부터는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이를 위반하면 250유로(약 33만원)의 벌금까지 부과했다. 벨기에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5일 현재)는 5만509명, 누적 사망자는 8016명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크다.

더욱이 긴스 부총리는 마스크를 포함한 개인보호장비 공급을 감독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브뤼셀타임스는 전했다. 벨기에 정치권은 그의 이런 행동이 웃음거리가 됐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가 벗은 후 마스크로 눈과 코를 가렸다. [트위터 캡처]

코엔 긴스 벨기에 부총리가 마스크 착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머리에 썼다가 벗은 후 마스크로 눈과 코를 가렸다. [트위터 캡처]

긴스 부총리의 마스크 관련 영상이 SNS에 퍼지자,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이 2일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했다. 롤링은 유머러스한 글로 긴스 부총리를 옹호했다. “나는 양심상 이 사람을 조롱할 수 없다. 특히 누군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면 나도 그럴 것 같다. 나도 ‘잘 못 쓰면 안 돼, 잘 못 쓰면 안 돼’ 진땀을 흘리며 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그것(마스크)을 안대로 변신시켰을 것”이라고 썼다. 긴스 부총리는 이튿날 롤링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롤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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