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왕족 다 걸린 뒤에야 "실수"···英 마스크 착용 의무화할듯

중앙일보

입력 2020.04.24 05:00

업데이트 2020.04.24 10:38

영국 정부가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매체 더선, 메트로, 데일리 메일 등이 22일(현지시간) 잇따라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전문가 자문단이 “마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면서다.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속속 마스크 착용 권고나 의무화로 방향을 바꿨지만, 영국은 “환자가 아닌 일반인은 마스크가 필요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왔다.  

영국 런던브릿지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채 걷고 있다.[EPA=연합뉴스]

영국 런던브릿지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채 걷고 있다.[EPA=연합뉴스]

하지만 영국의 코로나19 피해가 막대하자 영국 사회에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된 국가들에서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게 나온 점에 주목하며 마스크 착용이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4638명, 사망자는 1만8151명에 이른다. 보리스 존슨 총리와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도 감염돼 영국 사회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英 정부 자문단, "코로나 확산 방지에 마스크 도움"
지침엔 공공장소서 마스크 착용 의무 내용 담길 듯
"필요없다"던 英에 "의무화하라" 내부 목소리 커져

이에 영국 정부의 비상사태 과학 자문단인 SAGE(Scientific Advisory Group for Emergencies)는 마스크의 효과와 착용 의무화 적절성 등을 연구해 그 결과를 영국 정부에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문단은 영국 정부에 “마스크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자문단은 무엇보다 마스크 착용이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입과 코를 통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적어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28일 영국 브라이튼의 한 산책로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당시 역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두사람 정도로 보인다.[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영국 브라이튼의 한 산책로를 사람들이 걷고 있다. 당시 역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두사람 정도로 보인다.[AP=연합뉴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정부가 내릴 지침에는 직장과 버스‧기차 등 공공장소에서 2m 이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사람은 핸드 메이드 마스크, 스카프, 기타 비수술용 덮개 등 천으로 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앞서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이 효과적이란 증거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 정부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건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내부에선 영국 정부가 이처럼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할 경우 극심한 마스크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영국 의료진이 사용해야 할 마스크 등 보호장비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독일 사람들.[로이터=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독일 사람들.[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자문단이 만든 지침에도 핸드 메이드 마스크, 스카프 등 의료용이 아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SAGE의 충고를 따를 것"이라면서도 "NHS(국민보건서비스)의 의료용 마스크를 빼앗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체코·슬로바키아 등의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스페인은 주요 지하철역 등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고, 프랑스는 대대적으로 마스크 생산을 확대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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