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신규확진 3900명···'락다운 완화' 하루만에 코로나 폭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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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전국 봉쇄(락다운) 완화 조치가 발표된 4일(현지시간) 기차역에 몰렸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25일부터 발효된 락다운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일부 조치는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전국 봉쇄(락다운) 완화 조치가 발표된 4일(현지시간) 기차역에 몰렸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25일부터 발효된 락다운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일부 조치는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인도가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해온 전국 봉쇄 조치(락다운)를 완화한지 하루 만에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한 것으로 나타나 현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타임즈오브인디아·힌두스탄타임즈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인도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3900명, 코로나19 사망자는 19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하루 확진자 수 최대치로 현지 언론은 급격히 늘어난 확산세를 우려하고 있다. 인도의 확진자 누계는 4만6433명, 사망자는 1568명이 됐다. 완치된 환자는 1만2726명이다.

인도는 또 UAE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귀국을 돕는다. 오는 7일부터 여객기 60편을 동원해 1차 귀국에 나서는데, UAE를 포함해 12개국에서 자국민 1만5000명을 본국으로 이송키로했다. 힌두스탄타임즈에 따르면 UAE 거주 인도인만 약 20만명이 귀국 의사를 밝힌 상태다.

락다운 완화 배경에는…경제 문제

지난달 14일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정부의 락다운 조치에 반발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인도 이주 노동자들이 정부의 락다운 조치에 반발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도 정부는 4일 락다운 조치 일부를 완화했다. 4일을 전후해 인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가팔라졌지만, 영국 타임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확산세를 코로나19 오판했다기보다는 락다운 장기화에 따른 경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타임지는 4일자 보도에서 "일을 하지 않고서는 도시에서 살 수도 없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인도 빈민층이 매일 배식 줄을 서는 등 락다운 조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에 생산 공장을 두거나 인도에 큰 규모의 수출을 해온 삼성전자·현대기아차 등 한국 기업도 인도 락다운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현대차의 지난 4월 인도 내수 판매는 0대에 그쳤다.

이주 노동자들 대책 요구하며 경찰에 돌 던져 

코로나19의 최근 확산세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州)와 구자라트주(州)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 최대 자동차 클러스터 중 하나로 기아차가 두 번째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유력 후보지이기도 하다. 구자라트주는 이주 노동자가 많은 지역으로, 5주째 이어진 락다운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구자라트 주의 경제 도시 수랏에서는 4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찰에게 돌을 던지는 등 충돌 사태가 빚어졌다. 인구 13억인 인도에서 이주 노동자 수는 1억 4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거의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완화 하루 만에 역대 최대치의 감염자 수가 나오면서 현지에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5일 이런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19는 잘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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